매일신문

희귀 난치병-(20)노인성 황반병성

카메라의 필름에 비유되는 망막은 물체의 상을 시신경을 통해 대뇌의 시각중추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노인성 황반병성은 망막의 중심 부분인 황반에 일어나는 퇴행성 질환을 말한다. 황반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발생, 시력감소 또는 시력 상실이 초래되는 질병으로 보통 50, 60대에 나타나지만 드물게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원인

흡연, 높은 콜레스테롤, 햇빛 노출 등에 의해서도 발병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 안구조직에서 매일 일어나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산화 반응으로 인해 눈의 정상세포와 조직 등을 파괴하는 '과산소기'라는 화합물이 생성된다. 다행히 인체는 과산소기의 독성 반응을 막을 수 있는 '황산화제'라는 물질을 분비, 우리 몸을 보호한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항산화제가 점차 감소하게 돼 과산소기에 의해 정상세포 파괴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노폐물 축적이 눈에 영양공급을 막아 시세포(빛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세포)가 죽게 되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드루젠이라는 노화 퇴적물 축적 등이 원인인 건성형과 망막 밑에 신생혈관이 자라서 출혈 등을 유발, 시력에 영향을 주는 습성형으로 나누어진다. 건성형은 보통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 않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으며 습성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시력이 급속히 나빠진다. 환자 대부분 건성형이지만 실명은 습성형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증상 및 진단

초기에는 전혀 증세가 나타나지 않다가 시력 저하와 함께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직선이 굴곡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야중심이 검거나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독서, 세밀한 작업, 운전 등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황반변성이 한쪽 눈에만 발생한 경우 정상인 다른쪽 눈에 의해 시력이 보상되어 발병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동공산대 안저검사, 형광안저촬영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안저검사를 통해 병변(병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생체의 변화)의 존재를 확인하고 형광안저촬영으로 병변의 특성 및 활성도 등을 파악한다.

◆치료 및 예방

완전한 치료법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황반변성 진행으로 인한 시력상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노인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막는 것으로 밝혀져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습성형의 경우 레이저로 신생혈관을 파괴하는 치료법을 시행하면 급속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습성형 환자의 대부분은 신생 혈관이 황반 중심부까지 걸쳐 있어 레이저 치료를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광역학 요법이 시행된다. 정맥 주사로 베르테포르핀이라는 물질을 투여, 신생혈관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조기진단과 함께 예방도 매우 중요하다.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채소와 생선 섭취, 금연, 혈압 조절, 비만 예방, 적절한 운동 등이 병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 정기검진과 함께 가정용 시력표로 근거리, 원거리 시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장우혁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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