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기획한 '가나안 농군학교 연찬회'를 놓고 일부 의원들 불만의 소리가 높다.
지방선거 공천 심사를 비롯한 이런저런 일정으로 빡빡한데도 지도부가 '무조건 참석'을 지시하자 연찬회장에 들어서는 길목에서까지 못마땅해하고 있다.
물꼬를 튼 것은 이규택 최고위원. 29일 박근혜 대표가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찬회 자리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 그러려면 (연찬회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교하면 술 담배가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시간을 전혀 가질 수 없다. 또 군대처럼 취침·기상 점호를 받아야 하고 휴대폰 사용도 금지돼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에 불평을 털어놓은 것.
30일 연찬회 장소로 떠나는 의원들 표정도 밝지 않았다. 한 의원은 "우리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군기'가 아니라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진정성"이라며 "1박2일 동안 국회의원들이 금욕생활을 한다고 국민들 신뢰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의원들도 볼멘소리다. 경북의 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 표로 심판을 받은 국회의원들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군기를 잡는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라며 "지도부는 더 건설적인 일을 계획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의 한 의원도 "지방선거 일꾼을 뽑는 준비를 하는 일과 연찬회 중 어떤 게 의미있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까지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마무리하기 위해 연찬회에 불참하려고 했지만 지도부가 '당무 활동을 금지해서라도 무조건 참석하라.'고 지시, 뒤늦게 개인차량으로 연찬회장을 찾기도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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