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취업시장에서 영원한 약자다. 상시근로자의 2%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는 장애인의무고용제가 시행중이지만 장애인들에게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장애인의무고용제를 지키지 않은 대구·경북지역 업체(상시근로자 300인 이상)는 95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같은 여러가지 난관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들도 많다.
◆5년 만의 출근
윤동진(32) 씨는 지난달 한국토지공사 대구경북본부에 입사,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1998년 영남대를 졸업한 뒤 성서공단의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했던 윤 씨는 2000년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았다가 신부전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았다.
신장 장애인 2급 판정을 받은 윤 씨의 투병생활은 이후 5년간 지속됐다. 오전엔 신장투석 등 병원 치료를 받고 오후엔 생계를 위해 취업준비를 시작했다. 무리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 준비에 매달렸다. 컴퓨터그래픽기능사, 정보처리기사 등 자격증을 딴 윤 씨는 컴퓨터 학원 강사로 취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컴퓨터 관련 일은 평생직장이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렸지만 다른 시험 준비생들과 달리 오랫동안 공부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반 기업보다 취업에 유리한 공무원과 공기업 입사 준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
그러던중 윤 씨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의 소개로 토지공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는 토지공사 내에서 사무실 직원들이 필요한 자재, 전산용품 등을 공급해 주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열심히 근무해서 장애인들도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충분히 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을 준비중인 장애인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취업문을 두드리라고 조언했다. 취업기회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공무원, 공사 등에만 집중하지 말고 일반 기업체로도 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
"장애를 가졌더라도 움츠려들지 말고 자신만의 실력을 쌓고 자기계발을 한다면 좋은 직장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 힘써야
장애인들이 취업하기 위해서는 각종 장애인 관련 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장애인들이 직업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채용하려고 하는 사업주에게 고용정보를 제공해주고 장애인의 능력에 따른 사업체를 찾아 취업을 알선해 준다. 또 취업을 한 뒤에는 직장에서의 업무, 동료 직원과의 관계 등 원만한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응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를 돕기위해 자동차구입 비용도 융자해 주며, 장애인근로자가 직업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직업생활안정자금도 대출해준다.
홍력라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 고용촉진팀 차장은 "지역 기업들도 점차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추세"라면서 "장애인들이 토플·토익, 학점관리 등에 신경쓰고 업체가 요구하는 자격증을 따는 등 자기계발에 전념하면 원하는 직장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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