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경북 노인 복지

나이에 맞는 성공(?) 기준이라는 우스개 한 토막. 1세 때는 '두 발로 설 수 있나', 4세 때는 '오줌을 가릴 수 있나', 10세 때는 '친구를 사귈 수 있나', 20세 때는 '성생활을 할 수 있나', 35세 때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나'가 기준이 된다. 그러다 60세 때부터는 다시 '성생활', 70세는 '새로운 친구 사귐', 80세 때는'대소변 문제 해결', 90세 때는 '두 발로 설 수 있나'가 성공적 삶의 기준이 된다는 거다. 우스개이지만 인생의 순환 사이클에 대입해 보면 일리가 없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사람은 그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것도 무병장수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아이구, 빨리 죽어야지" 입버릇처럼 말하는 노인도 만약 누군가 농담으로라도 "살 만큼 사셨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라고 말한다면 대뜸 불호령 벼락을 내릴 게 틀림없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도 악다구니 떨며 살아야 할지언정 이생에서 사는 것이 좋다는 옛사람들의 심정이 담겨 있다.

○…의학 발달과 식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장수(長壽)에 대한 오랜 염원은 실현되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최장수국 일본(82.8세)에서 최단명의 아프리카 보츠와나(33.9세)까지 지구촌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68.8세. 아프리카 일부 국가 외엔 평균 수명이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 78.2세로 전 세계에서 가장 초고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노인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평균 수명 연장과 함께 삶의 질, 노인 복지가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경북도의 노인 1인당 복지 예산액이 전국 16개 시'도 중 꼴찌라한다. 30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관련 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경북도의 노인 1인당 복지 예산 자체 배정액은 5만 4천420원. 제주(28만 9천240원)의 20% 수준에 불과하며, 광주(26만 4천870원), 울산(26만 3천700원), 인천(25만 6천230원)은 물론 8위인 대구(17만 3천190원)에 비해서도 큰 차이가 난다. 그것도 '경로연금'과 '교통수당' 비중이 59%나 차지하여 노인복지 지원 사업이 다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전국에서 전남 다음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젊은이들이 떠나간 고향을 허리 굽도록 지키고 있는 노인들, 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필요한 때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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