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카데미 영화상의 수상은 국내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평균 10%의 관객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지난달 6일 발표된 78회 아카데미상 결과는 국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아카데미 영화제의 결과를 등에 업고 현재 개봉중인 영화는 감독상 및 각색상, 음악상을 수상한 '브로크백 마운틴'과 여우주연상의 '앙코르' 두 편이다.
카우보이의 동성애를 아름답게 그린 '브로크백 마운틴'은 지난 주말까지 전국 관객 33만 명을 동원했다. 개봉전 5일동안 15만 명을 기록한 스코어를 감안하면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수입사인 백두대간측은 '관객이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개봉관수 변동이 없으면서 2주 연속 최고의 좌석 점유율을 유지한 점에서는 효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우주연상(리즈 위더스푼) 수상작인 '앙코르'의 흥행 성적은 주말 기준 21만 명. '앙코르'를 직접 배급한 20세기 폭스사는 '미국의 대중문화 스타를 그린 일반적인 전기 영화치고는 흥행이 준수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아카데미의 '약발'이 예전처럼 폭발적이지 못하다는 것. 블록버스터급의 대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밀리언달러 베이비'(2004년·100만) '시카고'(2002년·121만) '뷰티풀 마인드'(2001년·116만) '아메리칸 뷰티'(1999년·66만) 등 과거 아카데미 작품상에 힘입어 흥행몰이를 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저조한 성적. 이는 무엇보다 올해 아카데미상은 대중성보다는 동성애, 인종차별 등 사회의 비주류 문제를 다룬 이른바 '주제 의식'을 높이 평가했던 점도 주요 원인이라 분석된다. 앞으로 개봉을 앞둔 올해 아카데미 수상작은 '시리아나'와 '크래쉬'가 있다. 30일 선보이는 '시리아나'의 홍보사측은 '치밀한 음모와 스릴러로 승부하겠다. 조지 클루니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도 홍보에 유리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크래쉬'는 영화제 최대어인 작품상을 낚은 덕분에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봉을 1주일 앞둔 요즘에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 배우 이준기 등 시사회에서 감동을 받은 영화인들의 멘트를 영화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등 오히려 '한국영화의 힘'에 기대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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