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내린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 대구' 가능성 보였다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31일 뮤지컬 '프로듀서스' 공연을 끝으로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뮤지컬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대구의 역량과 그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험무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외형적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특화된 축제로서의 색깔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대구시는 이번 뮤지컬 축제에 7개 참가작품에 5만 5천 명, 부대행사 및 이벤트에 1만 2천 명 등 모두 6만 7천 명이 축제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관람인원의 37%가 서울, 부산 등 역외 관객들로 채워져 뮤지컬 축제가 전국적인 축제의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1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구시가 축제에 들인 예산이 3억 원임을 감안한다면 일단 합격점을 얻었다.

하지만 행사 기간 동안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는 성공 축제로 가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축제 참가작인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공연 하루 전 기획사와 제작사 간 공연집행료 및 로열티 지불관계로 갑작스럽게 취소돼 축제의 공신력을 떨어뜨렸다. 참가작의 비싼 입장료도 많은 시민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요인이 됐다. '지킬 앤 하이드'가 객석 점유율 80% 이상을 넘겼을 뿐, 다른 참가작 대부분의 관객 동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렌트'의 경우 개막작이라는 프리미엄과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팅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은 30% 수준에 그쳤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성공한 축제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차별화전략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등 타지역에서 공연됐던 흥행위주의 유명 작품들을 축제의 무대로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다는 것. 지역의 한 공연기획 관계자는 "뮤지컬 축제의 성공키워드는 제작·기획사들이 타지역 공연에 앞서 작품의 흥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는 초연 공연장으로서의 입지를 갖느냐 하는 데 있다."라며 "창작 작품에 대한 제작, 지원 등을 통해 대구축제의 대표 작품을 육성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내년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부터는 국비 10억 원을 반영, 시비 10억 원, 민자 2억 원 등 총 22억 원으로 국제적인 규모에 걸맞은 축제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본축제 때는 관람객이 올해의 5배, 부대행사에는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각종 부대행사, 할인요금, 무료초청공연, 문화바우처를 활용한 소외계층 지원 등과 함께 참가 공연의 높은 입장료를 현실화해 많은 시민들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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