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장 되려면 진솔한 自己省察부터

지방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고 특히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바짝 다가오면서 예비주자 간 차별화 경쟁이 열기를 뿜고 있다. 각 주자는 연일 언론을 통해 무수한 선거 공약을 쏟아내며 자신의 이력을 부각시키려 안간힘을 쏟는 중이다. 저마다 침체한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으면 당연히 할 소리이고, 그 진단과 처방이라는 것도 각종 선거철마다 들어온, 또는 숱한 세미나에서 쏟아 낸 내용의 복사본이 대부분이다. 궁금한 것은 이들은 대구 경제가 추락하고 도시의 기(氣)가 죽어 가는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다 나타나 이 지역을 저토록 걱정하며 자기만이 대구를 살릴 적임자라고 외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들이 살아온 행적과 현재 대구가 처한 현실을 연결 지어 보면,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후보 다툼을 하는 사람부터 자기성찰이 먼저다. 한나라당은 대구의 여당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모든 것을 정권을 잡고 있지 않은 탓으로 돌리며 이 지역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오늘 대구 시민들의 비판이다. 일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와 당정협의회를 갖고 '우리는 많은 지원을 했지만 시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호통 친 것은 '정치적 책임전가'일 뿐이다. 따라서 그런 정당의 공천을 받고 자 하면서 '위기에 처한 대구를 구하겠다'는 투로 어물쩍 넘어가는 태도는 옳지 않다. 오늘의 난국에 대한 한나라당의 책임을 언급하는 게 도리다.

후보 개인도 마찬가지다. 가령 대구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범일 씨의 경우 그가 재임한 2년 8개월 동안에도 1인당 GRDP(지역국민소득)가 계속 꼴찌였다는 것은 능력 밖이었다 하더라도 외자 유치 꼴찌는 반성해야 할 부분 아닌가. 서상기 씨 또한 디지털 대구가 살길이라지만 주특기라는 과학기술을 가지고 이 지역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다 나타났는지 알 길이 없다. 한 기업의 고위직을 지냈다는 신주식 씨 역시 평소 대구 경제의 재건을 위해 노력한 검증 자료가 있어야 그러한 경영 능력을 쳐다 볼 것 아닌가.

대구의 희망을 노래하고 잡다한 계획을 나열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후보의 말이 달라 보이려면 진솔하게 자신부터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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