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론스타 한국 사무소 등 8곳에서 확보한 700상자 분량의 압수물을 분석하는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를 맡은 대검 중수2과 검사와 수사관들 10여 명 전원이 압수물 분석 작업에 매달리고 있으며 조만간 국세청에서 파견된 전문 요원들도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26일 현대차그룹 압수수색 때 확보한 서류 등이 80상자인 것에 비하면 론스타 압수물 분량이 무려 700상자나 돼 분석 작업에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결정적인 '내부 제보' 덕분에 수사에 꼭 필요한 서류를 족집게식으로 추려올 수 있었지만 론스타의 경우 일단 모든 서류를 봉인한 뒤 하나하나 살펴봐야 할 상황이다. 압수물에는 론스타가 199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뒤 7, 8년간 거래하면서 남긴 자료들과 영수증, 전표, 보고서 등이 총망라된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는 한국 진출 이후 자산관리공사 및 예금보험공사의 부실채권 매입과 각종 부동산 매매에 적극 관여해와 관련 서류와 증빙문서 등도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4월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외환은행 매입·매각 과정에 사용된 각종 문서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론스타는 자사와 페이퍼컴퍼니들 외에 직접 거느린 기업만도 한때 외환은행을 비롯해 극동건설, 서통, 모닝글로리, 스타리스 등 14개에 달했다.
엄청난 분량도 문제지만 자료 대부분이 영문으로 돼 있고 해독하는 데에도 전문적이고 해박한 금융·부동산 지식이 필요하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자료를 우선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렇지 않은 자료는 '건너뛰면서' 옥석을 가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한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론스타의 탈세와 외환도피 혐의뿐만 아니라 외환은행 매각 과정과 관련한 자료들을 대거 확보,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31일 브리핑에서 "영문 자료 중 상당수가 두 회사의 영업자료 아니겠나. 전표 또는 각 기관 및 은행과 교신 내용 등 론스타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와 관련된 문서를 차분히 살피다 보면 론스타의 범죄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검찰은 론스타의 탈세와 외환도피 부분은 지금까지의 내사 과정에서 상당부분 단서를 확보했지만 압수물 분석 과정을 통해 이들 혐의를 확정짓는 단서를 추가로 찾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물 분석 작업을 통해 론스타가 받고 있는 탈세와 외환도피,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 단서들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신속하게 찾아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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