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과 두 바퀴의 자전거. 봄날 자전거 하이킹은 낭만적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가족, 연인과 같이 꽃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굴리다보면 어느 덧 마음은 길이 되고 길은 또 마음이 된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 동호인들과 함께 대구 인근 봄맞이 자전거 길을 달려봤다.
◆도동 측백수림~평광동
자전거 타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이상 다녀갈 만큼 아름다운 자전거길이다. 천연기념물 1호인 도동 측백수림 정자에서 안쪽 동네인 평광동까지 이르는 길은 매화꽃이 한창이다. 자전거로 15∼20분 정도의 코스인 이곳은 측백수림이라는 볼거리 뿐 아니라 약간 경사진 계곡길이어서 졸졸 흘러내리는 물소리도 들을 수 있다. 정자가 있는 큰 나무 아래에서 쉴 곳도 많아 도시락을 싸 와서 먹어도 그만이다.
평광동 인근에서 '시륜제(始輪際)'를 올리던 대구기관차 승무사무소 소속 자전거 동호회 'MTB Eagles' 회원들은 "이곳은 산길이지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좋은 코스이기 때문에 동호인들의 집결지로도 제격인 곳"이라고 했다.
측백수림에서 채 5분도 걸리지 않은 곳에 불로동 고분군도 있어 이곳 일대를 1시간 가량 둘러보는 코스는 자전거 하이킹으로 대만족이다.
◆팔달교~침산교 금호강 둔치
강변의 활짝 핀 개나리 꽃을 뒤로 하고 신나게 달리고 싶다면 대구시 북구 3공단을 거쳐 금호강 노곡교 아래 둔치를 따라가면 좋다. 노곡교를 출발해 조야교를 거쳐 금호 제1, 2교까기 10km 구간에 이르는 이 길은 자전거길로는 강력 추천할만한 코스.
자전거길로 더 좋은 코스를 찾는 사람들은 신천둔치보다 차라리 이곳에서 자전거 타기를 권한다. 흙길인데다 울퉁불퉁하지 않고 길이 넓기 때문. 다니는 사람들도 많지않아 부딪칠 염려도 없다. 자전거 경력 3년의 이상기(57·대구시 동구 신안4동) 씨는 "노곡교 코스는 동호인들 사이에선 자전거길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갈수록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매점, 식당 등 요깃거리를 할 만한 곳이 없어 도시락을 싸오거나 간식거리를 챙겨와야 한다. 생수 1통과 김밥 1통만 싸와서 신천대로를 타고 가창까지 내려가는 코스도 다소 긴 코스의 자전거길로 좋다.
◆동촌유원지, 가창 헐티재
동구 동촌유원지도 오르막이 없는 구간으로 봄나들이하기 좋은 자전거 길 중 하나. 영천가기 전까지 이르는 코스로 양 옆으로 잔디밭이 펼쳐져 하이킹하기는 적격이다. 특히 자전거를 잘 못타는 초보자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은 20분정도 걸린다.
가창 헐티재를 넘는 구간은 경사도가 심해 일반 자전거로는 가기 힘들지만 복사꽃과 산에 핀 각종 꽃들을 둘러보기에 좋다. 이곳은 전문 MTB 동호인들에게 사랑받는 구간이기도 하다. 팔조령을 넘어서면 복사꽃이 눈 앞에 펼쳐져 힘들게 자전거 페달을 밟은 보람도 느낀다.
MTB 동호회 김태수(51·달서구 도원동) 씨는 "자전거를 타는 매력은 힘든 코스를 넘어서 경치좋은 풍경을 만끽하는 것"이라며 "팔공산 일대도 다소 험하지만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 자전거 탈 땐...
자전거는 타는 재미만 있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 김정문(32) 교육팀장으로부터 유의할 점 몇 가지를 들어봤다.
▶방어운전-차도를 달릴 때는 갑자기 차가 나타나거나 위협을 줄 수 있으므로 차량이 옆으로 접근하는 것 같으면 피할 수 있도록 방어운전을 하는 것이 필수. 차량이 많은 때는 인도로 올라가든지 잠시 멈췄다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단한 응급수리-자전거를 타다 보면 펑크가 나거나 체인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 가까운 곳에 자전거 수리점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펑크 정도는 혼자서 때워야 한다. 휴대용 공구와 예비용 튜브, 펌프, 패치 등은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안전장구-자전거 동호인에게 헬멧, 장갑, 고글(자전거용 안경) 등 기본 안전장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 이에 더해 무릎·팔목보호대, 안면보호마스크 등도 본인의 선호에 따라 추가로 착용하면 좋다.
▶교통신호 엄수-자전거 역시 교통법상 자동차에 준해 위반사례를 단속한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멀지않고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그렇다면 수성유원지와 봉무공원 일대가 제일이다. 이곳에는 호수를 배경으로 봄꽃이 피어있는 곳이기도 해 가족단위 하이킹에는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좋다.
수성유원지 둑길은 개나리가 활짝 펴 노란색 파도물결을 이루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둑길을 정겹게 돌고 있는 중년 부부와 함께 온 자녀들까지 자전거 식구들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는 곳.
유원지 아래 두산오거리 쪽에서 신천방면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도로 가 오른편 공터에는 민간 화훼장에서 심은 백매화, 홍매화도 활짝 펴 봄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자전거 가족인 이상필(47·수성구 범물동) 씨는 "자전거를 타고 수성유원지에 도착하면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많아 반나절 정도는 상쾌한 기분으로 즐기다 갈 수 있다."고 했다.
봉무공원 일대도 자전기 타기에 최상의 환경을 자랑한다. '단산지' 연못을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산과 물을 동시에 즐기는 환상 코스로 수상스키를 즐기는 동호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나비생태학습관, 생태원, 사육장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자녀들에게 산 학습체험장으로도 좋다. 연못 주변에 핀 개나리, 매화 등은 나비와 함께 어우러져 '봄은 역시 계절의 여왕'이라는 탄사가 나오게 한다.
'바이크 가족'이라 불리는 이혜숙(41·여·동구 지묘동) 씨는 "각자 자전거를 타고 연못 주변을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즐기고 나면 주말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며 "자전거를 타는 매력은 적은 비용으로 가족애를 돋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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