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최근 당 정체성·진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연찬회 형식을 빌어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모임을 가졌으나 지도부들에게는 개운찮은 뒷맛만을 남겼다. 일부 참석 인사들이 연찬회 자체에 대해 비판의견을 폈고, 당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흐트러진 당심을 추스리기 위해 지난 2일 경기 남한강 연수원에서 있은 열린우리당 의원워크숍에서는 외부인사의 쓴 소리와 소속 의원들의 자성론이 제기됐다.
정치컨설팅 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이날 강의를 통해 한나라당 등 야당을 겨냥한 '지방권력 심판론'은 국정운영의 전체를 책임지는 여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나 집권당이 (스스로) 주류가 아니라고 하는데, 좀 더 당당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는 게 기업인뿐인 것은 불행"이라고 꼬집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은 대중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왜 엘리트정당에 자신없는 태도를 보이냐?"며 자성론을 폈고 상다수 의원들이 이에 동조했다.
한편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는 여당의 공격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연찬회에서도 불만이 개진됐다. 연찬회 참석 전부터 못마땅해 했던 일부 의원들은 연찬회가 끝난 뒤 악평을 계속했다. 한 의원은 "선거와 임시국회 준비에 매진해야 할 시간에 체력단련하려고 그 먼 데까지 찾아갈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찬회가 기존과 달리 위탁교육을 받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도부가 비판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연찬회 운영에 불만을 품고 도중에 연찬회장을 '무단이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해진 룰을 잘 지키는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징계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한편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 간에 잡음이 남아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오는 8일 단독 연찬회를 계획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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