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북구 칠곡 3지구내 구암동과 동천동을 잇는 학전로. 300m 가량 곧게 뻗어있는 왕복 8차로 도로 양쪽으로 노점상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80여 개에 이르는 노점상이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를 절반 이상을 점령하고 있었다. 8차로 도로 양편에는 대각선으로 늘어선 불법 주차 차량들로 엉망진창이었다.
인근 수십여 곳 학원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은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들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고 있었다.
이 곳 뿐만 아니었다. 학전로와 화성 센트럴파크 동편 도로에는 40여 개의 노점상들이 매주 토요시장을 열고 있어 주말이면 이 일대는 거의 마비 상태. 동아백화점 칠곡점과 동천교 사이 150m 거리 차도변에도 행인들과 노점상이 한꺼번에 뒤범벅이 되고 있다.
무질서는 칠곡 3지구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대부분 도로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3지구 전역에 조성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인도 경계석을 넘어 올려 세운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 특히 대구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60면의 공영 노상 주차장이 마련된 동천교 일대는 노상 주차장을 따라 이중·삼중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아수라장이었다.
주차관리원 이채도(56) 씨는 "하루에도 10번 이상 주차 문제로 운전자들과 다툰다"며 "구청과 경찰에 단속을 부탁해도 잠시 견인차량이 왔다 가면 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칠곡 3지구가 조성돼 10만여 명의 주민들이 들어온 지 올해로 10년째. 이 일대 노점상과 불법 주·정차로 인한 무질서는 숙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인원 부족과 민원 제기를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일대는 각급 학교들과 학원들이 밀집, 학생들의 안전사고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 권영익(47) 씨는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부서에서는 인원부족 타령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근식 씨는 북구청 게시판에 "구암중학교 앞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이동식차량 포장마차가 도로를 점유하는데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북구 동천동에 산다는 김영훈 씨도 "동천동 주변 포장마차들로 인해 밤만 되면 취객들이 고성방가와 무단횡단, 시비가 일어나는 일이 잦다."며 "주민들이 무섭고 불안해서 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항의했다.
대구북구청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합동 노점상 단속을 실시했지만 영세상인들이 "생계를 위협한다"며 반발하는 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문제가 더욱 심각한 만큼 불법 주차와 노점상 단속을 통합해서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구청은 학전로 일대에 출몰하는 토요시장에 대해 오는 8일부터 합동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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