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 중구의 소극장 '마카'. 통로에까지 쿠션을 깔고 앉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누구 한 사람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비좁은 느낌, 그럼에도 누구 하나 불평이 없었다. 관객들은 바로 눈 앞에서 배우들이 펼치는 코믹 연기 하나하나에 포복절도하며 박수쳤다. 뜨거운 조명 아래 진행된 배우들의 열연, 관객들의 환호로 조그만 공간은 이내 연극사랑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이상원)이 마련한 '제1회 창작초연 소극장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 '집도절도'.
이날 막을 내린 제1회 창작초연 페스티벌은 대성공. 3월 15일 첫 공연 '나무꾼의 옷을 훔친 선녀'로부터 22일 두번째인 '천국보다 낯선', 29일 시작된 '집도 절도'로 이어진 21회 공연 전회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페스티벌의 성공요인은 우선 창작극인데다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작품들이었다는데 있다.
신진작가 발굴 및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과감히 시도한 창작 작품 공연에 연극팬들이 움직인 것. "연극을 보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상주에서 왔다"는 관객도 있었다. '젊은 연극인들'이 중심이 돼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색다른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무대에 오르기까지 수정·보완을 거듭하고 중견 연기자들과 신인들의 연기조화를 이뤄냈다.
특히 최근 연극의 경향인 '관객과의 호흡'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폐막 공연을 찾은 한 관객은 "연극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뮤지컬과는 달리 연극하는 동안 관객들과 함께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관객들이 더욱 몰려들었고, 이에 배우들이 자극받아 더 좋은 연기를 펼치는 상승작용이 일었다. 저렴한 입장료(현장판매 7천 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상원 예술감독은 "창작초연인 세 작품 모두 독특한 색깔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내적으로는 연출가·작가·배우들의 실력을 검증·육성하고, 외적으로 대구 연극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이번 페스티벌의 결과를 풀이했다.
이 감독은 이와 함께 "관객들이 몰려들었지만 극장 규모가 너무 작아 돌려보내는 일도 많았다."며 "200~300석 규모의 중극장 건설이 절실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역 연극계의 가능성과 팬들의 열정이 확인된 이번 페스티벌 작품은 올해 내 앙코르 상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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