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에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사람은 누굴까? 지역에서만큼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다.
5·31 지방선거부턴 '동네 선수(기초의원)' 선발권까지 꿰찼다. 예전 '버릇없던' 동네 유지까지 떡 주무르듯 할 수 있으니 '싱글벙글'이 따로 없을 게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입장에선 매우 중요하다. 지역민들도 언론 여론조사에서 '그렇다'고 했다. 그 첫단추는 똑똑한 선수 선발에 있다.
한나라당은 시·도당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여전히 국회의원이 선수를 뽑는다. 또 찬찬히 보면 국회의원들이 힘을 엉뚱하게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들갑 속에 선발한 선수의 면면을 보면 기대보다는 실망이 크다는 말이다.
'누가 내 말을 잘 들을까?', '저 사람은 지난 총선 때 저쪽에 줄 섰지?', '약간 흠이 있지만 나한테는 잘 하잖아!' 상당수가 이런 식이다. 그래서 이렇게 뽑힌 선수가 지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국회의원들은 지역에서 찾는 행사도 많아 축사를 자주 한다. 축사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목청을 돋운다. "지방선거에서 꼭 이겨 정권을 되찾아옵시다."라고.
반면 "지방선거에서 참일꾼을 뽑아 지역을 위해 일하게 합시다."라고 부르짖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좋은 선수 선발에는 관심조차 없음을 그들 스스로 선전하고 다닌 셈이다.
성실하고 일 잘하는 사람을 공천해 달라는 지역민들의 열망을 내팽개친 국회의원들은, 그러면 마이크만 잡으면 그토록 부르짖던 자당의 '정권 재창출'에는 오로지 충성하고 있을까?
'당은 당대로, 나는 나대로' 식으로 행동하는 국회의원들이 적잖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 당 공천자를 잘 뽑아 내년 정권 재창출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총력전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역시 당원인 국회의원들도 자당의 방침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 이행은 당 후보 공천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개입해 주물럭거린 작품, 선수는 당내에서 말하는 '대권용'보다는 자신들의 재선, 3선, 4선을 위한 '총선용'에 더 가까운 인물이 많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뽑아준 지역민들에겐 배신행위를 하고 있고, 공천을 준 당에는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 공천 작업이 중반을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국회의원들은 '딴짓'을 그만두고, 지역민과 그들의 당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돌아서길 바란다.
정치부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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