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단일기] '두뇌의 한계' 뛰어넘기

내가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올림픽의 꽃을 마라톤이라고 한다면 교육의 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나는 교육의 꽃은 학생이 자기의 '두뇌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뇌의 한계'란 '인간이 미성숙으로 태어나서 보고, 배우고, 학습으로 인하여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 두뇌의 한계를 넘는 방법으로 먼저 학생의 '자기소개서 분석', '직업 선호도 조사 분석', '심리 적성 검사 분석', '지식과 지혜를 받아들이는 속도 분석' 등 학생의 잠재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난 후,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추어 적용했다. 나의 방법 몇 가지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부할 때는 머리로 생각하고,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쓰고, 입으로 왜 그런가를 설명한다. 교사는 가르치면서 다 배운다고 한다. 내용을 확실하게 잘 몰라도 친구끼리 이해시키고 가르치려고 입 공부를 계속하면 처음 몰랐던 것도 이해가 된다.

둘째, 독서를 많이 해야 두뇌가 정렬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글을 읽으면 독서 감상문을 반드시 손으로 쓰도록 강조하고 있다. 손으로 쓰려면 읽은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생각을 함으로써 글을 함축하는 능력을 기르고, 두뇌를 개발시키고, 상상할 수가 있어 무엇이든 길게 설명할 수 있다.

셋째, 신문을 읽으면서 하루에 단어 10개 정도를 국어사전을 찾아서 뜻과 한문을 적어 어휘력을 기른다. 내 경험으로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힘들어했지만 200개 정도 넘어가니 어휘력이 풍부해 선생님의 말씀이 쉽고 이해가 잘 되며 수업시간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집중력이 약해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학생, 산만한 학생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넷째, 관심을 갖고 칭찬을 하는 것은 식물에 '물'과 '거름'을 주는 것과 같다. 학생의 잘못을 과감히 용서하고, 장점을 끊임없이 찾아 칭찬하여 자신감을 갖게 한다.

나의 이런 독특한 방법을 주위에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별명이 '또래이'가 되었다. 또래이란 뜻은 '또래(같은 나이)+이(異)' 즉, 나와 나이가 같은 다른 선생님과 비교해 볼 때 너무 다른 방법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한다며, 나를 아끼는 어느 학부모가 지어준 별명이다.

그 결과는 엄청났다. 과분한 상도 받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도 했고,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방송되기도 했다.

오늘도 교문을 들어서면서 이제는 남녀 구분이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 남자가 간호사 되고, 여자가 경찰관이 되는 양성평등한 직업의 세계에서 나의 제자가 미래에 성공하려면 지금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본다.

이원수(경운중 교사·leewonsu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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