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기자단] 가야혼이 '둥기둥'…우륵박물관

1천500년 전 고대왕국 대가야의 신비를 들춰보는 대가야 축제가 지난 달 31일부터 4일 동안 고령군 일대에서 펼쳐졌다. 이번 축제는 무엇보다 우륵박물관 개관이 새로웠다. 지금까지는 우륵기념탑이 가야 음악을 대신했지만, 우륵과 가야금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게 전시된 우륵박물관이 전통음악 전문박물관을 자리 잡을 전망이다.

▲찾아가는 길-우륵박물관은 고령읍에서 성주 방면으로 33번 국도를 따라 가야 한다. 고령읍을 벗어나 왼쪽 언덕 우륵기념탑을 지나고 내곡천 다리를 건너 낫질못으로 좌회전한다. 1km 남짓 가면 오른쪽에 박물관이 보인다. 자세한 약도는 대가야 체험축제 홈페이지(fest.daegaya.net)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전시돼 있나-박물관에 들어가면 맨 처음 우륵의 초상화를 만난다. 가슴 속에 우륵의 이미지를 담고 공간을 돌아보자. 악성 우륵, 가야의 혼을 지킨 우륵, 민족의 악기 가야금, 우륵의 후예들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만들어져 있다. 신라시대의 토우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가야금 복제 유물도 볼 수 있다. 전통악기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등 모두 18점이 있다. 또 가야금과 우륵의 생애를 밝혀주는 영상물 2편, 가야금과 양금을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가야금은 왜 열두 줄인가-입구에서부터 각 공간을 따라 이동하면서 우륵의 생애와 우륵이 가야금을 만들게 된 이유, 가야금 12곡과 가야금의 종류, 가야금 모양의 상징에 대해 알아보자. 삼국사기를 보면 "가라국 가실왕이 당나라의 악기를 보고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나와 있다. 가실왕은 당시 유명한 연주가였던 우륵과 그 제자 니문을 불러 가야금 12곡을 만들었는데 이는 신라 진흥왕의 진출과 백제의 침략으로 위태로운 나라를 결속시키고 호국정신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가실왕과 유사한 호국이념을 가진 설화로는 문무왕의 만파식적 설화가 있고 신라 향가인 안민가, 월명의 도솔가, 왕을 도와 나라를 다스린다는 뜻의 현금포곡 등이 가야금 12곡과 연결된다.

가야금의 열두 줄은 1년 열두 달을 상징한다. 12곡의 내용은 가야소국들의 지방 음악을 집대성한 것이다. 또 가야금은 윗판이 둥글고 아랫판은 편평한데 이는 하늘과 땅을 의미한다. 이를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이라고 하며 경주 첨성대, 석굴암 등이 같은 의미로 제작되었다.

▲가야금의 재료-가야금의 앞판은 오동나무로 5년 이상 자연 건조된 것을 사용하고 뒷판은 밤나무로 3년 이상 그늘에서 건조된 것을 사용한다. 가야금 줄을 받치고 있는 12개의 안족(기러기의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은 돌배나무와 벚나무로 만든다. 가야금의 재료로 쓰이는 나무들은 세포가 치밀해서 뒤틀림이나 변형이 적은 것들이다. 가야금의 생명인 명주실을 받치는 안족이 계절에 따라 수축하거나 변형되면 미세한 음이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동나무와 밤나무도 단단하고 가벼워 소리를 맑게 하고 음의 변형을 최대한 막아 준다고 한다. 고려 팔만대장경도 목판의 90%를 돌배나무와 산벚나무로 제작했다. 가야금에 숨어 있는 과학까지 찾아낼 수 있다면 한층 흥미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김경호 (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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