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캐릭터 재해석 3D 애니메이션 "거참 배꼽 잡네"

이번 달에는 개성이 돋보이는 외국 3D 애니메이션이 잇따라 개봉된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속 이야기를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고정관념을 깨고 동물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등 흥밋거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빨간 모자의 진실', '아이스 에이지 2'는 쟁쟁한 스타들이 한국어 더빙에 나서, 기존 성우들이 더빙을 맡았던 전례를 깨고 재미있는 '들을 거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새롭다. 한국어 더빙에는 스타들의 명성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와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아,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빨간 모자의 진실

몸이 아픈 할머니를 위해 음식을 들고 길을 나선 소녀가 할머니를 잡아먹은 뒤 할머니인 척 위장한 늑대를 만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동화 '빨간 모자' 이야기.

하지만 6일 개봉 예정인 3D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은 이를 살짝 비틀어 캐릭터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소녀는 순진하지만은 않고 늑대는 더 이상 악역이 아니다. 할머니에게도 남모를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숲속 마을 요리책이 도난당한 것으로 시작된다. 요리비법을 도난당하자 폐업한 장사꾼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기 시작하고 수사를 맡은 경찰들은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이때 명석한 형사 폴짝이가 심문에 나서고 용의선상에 오른 빨간 모자, 퍼켓 할머니, 늑대 기자, 도끼맨은 서로 엇갈린 증언을 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퍼즐처럼 얽힌 이들의 증언으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숲의 평화를 깬 범인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요리책을 훔쳐간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순진한 빨간 모자 소녀가 태권도 유단자이면서 불량소녀로 등장하고 다정할 것 같은 퍼켓 할머니는 몰래 익스트림 게임을 즐기며 겉으로는 근엄한 척 하는 미스터리 엽기 할머니로 등장한다. 당연히 악역으로 떠올리는 늑대는 엉뚱한 특종 전문 기자로, 우락부락한 외모의 도끼맨은 할리우드 CF스타를 꿈꾸는 스타지망생이자 소심맨으로 등장한다.

'빨간 모자의 진실'은 무엇보다 쟁쟁한 스타들이 한국어 더빙에 나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커다란 눈과 까만 단발머리의 빨간모자 소녀역은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이 맡았고 배우 김수미는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로 엽기 할머니 역을 연기한다. 여기에 2배속의 대사로 쉴새없이 대사를 쏟아내는 '다람찍사'역은 노홍철이 맡아, 캐릭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 아이스 에이지 2

20일 개봉하는 '아이스 에이지 2'의 배경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어 빙하가 녹기 시작하는 시점. 전편의 스타 맘모스 매니, 호랑이 디에고, 나무늘보 시드는 해빙기의 대홍수를 피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이동을 시작한다. 도중에 맘모스들이 거의 멸종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두들 안타까워하는데, 일행은 때마침 맘모스 앨리를 만나 반가워한다. 하지만 앨리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주머니쥐와 함께 자라, 자신을 주머니쥐라고 믿고 있는 엉뚱한 맘모스. 매니는 멸종위기의 종족을 살리기 위해 엘리와의 '종족보존 프로젝트'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엘리의 반감을 사면서, 둘의 사랑 만들기는 좌충우돌 시련을 겪게 된다.

'아이스 에이지 2' 역시 한국어 더빙 과정에 각계각층의 유명인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야구해설가 하일성, 올해 8세 나이로 대학생이 된 천재소년 송유근, '아시아 물개' 조오련,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고봉 18좌 등반기록을 세운 산악인 엄홍길,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 등의 목소리를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하일성은 악당 늙은 독수리, 엄홍길은 딱정벌레 아빠, 조오련은 거북이, 송유근은 비버소년, 최열 대표는 모울혹 역을 맡았다.

여기에 주제가의 한국어 더빙에는 장애인 피아니스트 희아와 록밴드 크라잉넛,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참여해 수준높은 가창력으로 영화의 주제곡을 들려준다.

◆ 와일드

애니메이션 '와일드'는 뉴욕 동물원에 사는 동물 5총사가 실종된 사자 샘슨의 아들 라이언을 찾아 야생의 세계로 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사교계의 제왕 사자 샘슨은 출생의 비밀을 감춘 뉴욕 동물원의 스타. 부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춘기 아들 라이언이 실수로 정글로 보내지자, 샘슨은 친구들을 동원해 아들을 찾아 나선다. 키다리 기린 브리짓을 사랑하는 영특한 다람쥐 베니, 야생 영양떼들의 우상 취급을 받는 깜찍한 코알라 나이젤, 머리는 안되지만 몸짱인 아나콘다 래리 등 각기 다른 개성의 동물들이 뜨거운 우정으로 뭉쳐 정글 탐험의 대장정을 떠난다.

여기에 사자를 우습게 아는 뉴욕 뒷골목의 강아지들과 잡아먹히고 싶어 자신의 육질을 광고까지 하는 너구리, 먹이사슬의 쿠데타를 꿈꾸는 혁명적 초식동물 영양떼 등 기존 고정관념을 뒤엎는 캐릭터들이 등장, 웃음을 더한다. 20일 개봉.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