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그린도 벅찬데 이젠 거리까지...'
6일 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막이 오를 '꿈의 제전' 마스터스골프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볼멘 소리다.
'명인열전(名人列傳)'을 뜻하는 마스터스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골퍼라면 아마추어나 프로를 가리지 않고 꼭 한번 밟기를 꿈꾸는 무대. 올해 70회째인 마스터스는 전년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금랭킹, 세계랭킹 등을 기준으로 최고의 선수만 엄선해 출전자를 정하기 때문에 아무나 출전할 수 없다.
연간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맨 먼저 열리는 마스터스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6개월 가량 문을 닫고 정성껏 손질한 유리알 그린으로 선수들을 괴롭히기로 악명이 높은 대회다.
그런데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올해 대회를 앞두고 코스 전장을 또 한번 늘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 재킷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선수들에게 깊은 시름을 안겨줬다.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18언더파 270타라는 기록으로 무너진 뒤 해마다 코스를 조금씩 늘리며 난이도를 높이고 있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올해 7천445야드에 이르는 장거리 코스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1997년 우즈의 첫 우승 당시 6천925야드보다 무려 520야드가 늘어나 메이저대회 사상 두번째로 긴 코스에서 치르는 대회가 됐다.
때문에 쇼트 아이언으로도 볼을 좀체 세우기 어려운 빠르고 단단한 그린을 미들혹은 롱아이언 또는 하이브리드클럽으로 공략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공포의 코스' 로 등장했다.
오거스타가 이번에 손을 본 홀은 6개. 1번홀(파4·445야드)은 전에는 9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었지만 올해는 티샷을 331야드쯤 날려야 한다. 티박스를 35야드 뒤로 물린 4번홀(파3·240야드)은 핀을 그린 뒤쪽에 꽂아놓으면 260야드를 때려야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7번홀(파4.450야드)도 35야드 늘어난 데다 페어웨이 양쪽에 소나무 다섯 그루가 보태져 티샷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지역이 더욱 좁아졌다. 무려 505야드 짜리 파4홀이 된 11번홀은 도전에 따른 보상과 벌이 확연히 갈리는 승부홀로 떠올랐다. 30야드가 늘어난 15번홀(파5·530야드)도 전에는 손쉽게 2온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세 번째 샷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17번홀(파4·440야드)도 전에는 티샷이 떨어지는 곳에서 내리막이 시작돼 거리 부담이 없었으나 올해는 두 번째 샷을 치는데 6번 아이언은 잡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산 5번째 그린재킷을 노리고 있는 우즈는 "그린에 볼을 세우기가 더 어려워졌다. 아마 1∼2m 거리에 바짝붙여 버디를 잡아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94년과 99년 마스터스 우승자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은 "장타를 쳐야 하는데 문제는 정확하게 쳐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새로운 코스에서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누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장타자에게 절대 유리한 코스가 됐다'고 입을 모은 가운데 우즈,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 등 '빅5'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한편 지난 2004년 3위에 올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는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올해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각오로 통산 4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사진=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골퍼 레티프 구센, 개리 플레이어, 트레버 이멜만(이상 왼쪽부터) 이 5일 마스터스골프대회 개막을 앞두고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16번홀에서 해저드를 넘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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