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잠자리가 날아다니고, 매미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칠곡 약목면 혜원성모 병원앞 예랑식물원에는 나무 토막이나 뿌리에 우리 꽃을 심어놓은 목부작과 나무곤충들이 매달려있는 앙증스런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득하다. 목부작에 얹은 예쁜 병 속엔 물고기들이 노닐고, 그 옆에는 야생난초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또 여기저기에는 소나무와 아카시아, 대나무 등으로 만든 잠자리·딱정벌레·하늘소·매미·달팽이 등 친근한 곤충 모형이 달려있다.
대부분 어른 주먹만한 소품들이지만 작품마다 멋진 조합이 이뤄져 있고 뛰어난 예술 감각으로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나무작품에 꽃을 심은 소품을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킨 주인공은 구국조(44·약목면 관호리) 씨. 빈병과 나무조각 등이 구 씨의 손에 들어오면 멋진 작품으로 돌변한다.
부산의 사진관 사장이며, 고건축물 사진전문 작가였던 구 씨는 12년 전에 이곳으로 이주해온 후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원을 운영해볼 요량으로 연구하다가 숨겨진 손재주로 목부작·화훼·나무곤충을 접목한 작품들을 개발하게 된 것.
구 씨는 아무리 하찮은 폐품이라도 잘만 다루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의 멋진 예술작품이 된다는 확신에 차 있다. 구 씨의 작품이 한때 인터넷 카페에 소개되면서 새로운 장르의 예술품으로 관심을 끌었으며 주부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경북과학대학 창업컨설팅팀과 6개월간 창업교육 계약을 맺은 상태.
요즘 창업 희망자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새로운 작품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구 씨는 지난주엔 칠곡 농업기술센터 야생화동호회로부터 야생화와 재생작품들을 접목시켜 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모양의 빈병 속엔 초소형 열대어들이 하가롭기만 하다. 외출할 때 2주일정도 밥을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제품이 좋다고 스스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주부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구 씨는 "아직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미개척 분야인 데다 만드는 가격도 부담이 없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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