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뽑는 데 150만 원, 한 그루 심는 데 1만원?"
30년 넘도록 대구 서구 비산5동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포플러 나무가 최근 사라졌다. 그동안 봄철엔 꽃가루를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시키고 여름철엔 무성한 나뭇가지로 상가 간판을 가린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터다.
대구 서구청 경우, 올해부터 1억7천만 원을 들여'가로수 수종갱신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나무 한 그루를 없애는 데 150만 원이 들었다는 소리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 3월 비산2·3동 쌈지공원에 나무 614그루와 맥문동 340포기를 심는데 960만 원이 들었대요. 나무 한 그루 심는데 1만 원 정도 든단 말이지요. 그런데 포플러나무 한 그루 뽑는 데 150만 원이 들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구청에 따르면 조경에 사용되는 나무가격은 600원부터 1천800만 원까지 천차만별. 쌈지공원 조경에 쓰인 나무는 성인 손가락 굵기 정도인 나무들로 그 가치는 그루당 1천500원 정도.
반면에 가로수로 사용되는 나무는 보통 수령이 10년 이상이고 키가 3.5~4.5m, 뿌리 윗부분 지름이 12~15㎝인 것들이라는 것. 가격차도 쌈지공원에 쓰인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구청이 이번 가로수 수종갱신 사업에 쓸 수종은 느티나무, 이팝나무, 단풍나무 등 3가지로 기존의 가로수를 대체해 모두 36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이들은 그루당 가격이 각 47만 원, 33만 원, 22만 원에 이르는 고급수종. 공사비도 그루당 80만 원, 38만 원, 28만 원에 이르는 나무들이다.
이동국 서구청 도시관리과장은 "비산5동의 포플러나무는 키가 30여m에 이르는 거대 나무여서 일당 60만 원을 주고 크레인까지 동원해야 해 많은 돈이 들어간 것"이라며 "주민피해를 우려, 신중하게 작업하느라 뽑는데 많은 경비가 든다."고 전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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