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오페라 도시라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우수 인력들이 많고 인프라도 훌륭히 구축되어 있습니다. 대구 음악계 역량을 보여 주는 무대로 만들겠습니다."
성악가 테너 최덕술(44) 씨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오페라 '투란도트' 주역에 캐스팅된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2년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월드컵 개최 기념으로 마련한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 남자 주인공인 칼라프 왕자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으며 지난해 말 '한국의 10인 테너'에 선정돼 한전아트센터에서 인상적인 연주회를 가진 것이 캐스팅 계기가 됐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유작이다. 푸치니가 3막 류의 죽음까지 작곡하고 숨지자 그의 후배인 프랑코 알파노가 사랑의 2중창과 피날레를 작곡, 1926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갈등과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독창성과 이국적 정취 가득한 다채로운 음악으로 푸치니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위치한 불후의 명작으로 꼽힌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8·29일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6월 9·10일 창원 성산아트홀, 6월 23·24일 춘천 문화예술회관, 6월 30·7월 1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투란도트' 공연을 갖는다. 최 씨는 칼라프 왕자역을 맡아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춘천 문화예술회관 무대에서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장중하고 힘이 넘치는 음색을 가져 칼라프 왕자역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씨는 현재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로 자리 잡았지만 음악 인생에는 굴곡이 많았다. 부단한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자수성가형 음악가인 그는 21살의 늦은 나이에 성악에 입문했다. 음악을 무척 좋아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실업계 고교에 진학했기 때문.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입 시험을 준비하던 최 씨는 교회 성가대 활동을 인연으로 허성웅 전 대전시립합창단 지휘자를 만난 것이 성악가로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제가 성악가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제가 성악가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983년 경북대 성악과에 입학했으나 기초가 부족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래서 그는 한 학기만을 다닌 뒤 휴학하고 군에 입대했다. 최 씨는 군 복무를 하면서 이론 공부 등 성악 공부를 다시 했다. 1989년 2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구시립합창단 단원으로 취직했으나 이듬해 7월 학문적 소양을 더 기르기 위해 모은 돈을 모두 투자, 유학길에 올랐다.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대학원과 이태리 로마 아르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1995년 귀국한 그는 대구시립오페라단 '라보엠' 주역을 맡아 화려하게 데뷔 무대를 장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입니다. 신인으로 오페라 주역을 맡는 영예를 차지했지만 제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자만하지 말고 더 노력하는 성악가가 되어야겠다는 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 씨는 '라보엠'에 이어 1996년 '토스카', 1997년 '나비부인' 등 푸치니 3대 오페라에 잇따라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지역 음악계에 확실히 존재 가치를 알렸다. 2004년 쿠바 하바나 국립교향악단 협연을 비롯, 우크라이나 키에프국립교향악단, 체코 야나첵교향악단, 슬로바키아 칠리나국립교향악단, 대구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으며 KBS 예술극장, MBC 가곡과 아리아의 밤 등 크고 작은 음악회에 출연하며 왕성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2년여 전부터는 클래식 음악 보급을 위해 일반인들을 위한 가곡 교실도 열고 있다. 음반 발매와 함께 오는 가을 10년 만에 독창회를 준비하고 있는 최 씨는 "프로 연주가로서 책임 있는 연주회를 보여 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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