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간부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지부는 유력정치인과 경찰간부 등에게도 후원금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문건도 작성한 것으로 확인돼 정관계에 걸친 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확인한 이 지부의 '떡값문건'에 따르면 광주지검 현직 검사와 유력정치인 등의 실명과 건넨 돈의 액수 등이 함께 적혀 있다. 현직 검사는 광주지검 A검사로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지부에서 여행경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으며 A검사도 이를 시인했다.
A검사는 돈을 받은 즉시 돌려줬다고 해명했으나 1998년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당시 이 보훈단체 간부의 횡령혐의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관계인과의 유착 등 새로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오해의 소지를 없앤다며 이 단체 횡령 사건의 검찰 지휘라인을 당초 A검사가 있는 형사3부에서 형사1부로 변경했다.장부에는 이밖에도 지역 유력정치인 K 전 의원과 L 의원, 경찰간부 등의 이름과 함께 후원금 명목으로 100만 원씩을 준 것으로 적혀있다.
이 장부는 지부 간부에 대한 횡령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지난달 30일 광주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200여 권의 장부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장부에 실린 내용이 당사자에 의해 일부 사실로 밝혀지자 장부에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에게 돈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나머지 장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더 기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자칫 대형 떡값 수수 사건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 단체 간부의 횡령혐의에 대한 수사와 함께 문건에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에 대한 금품 수수혐의,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횡령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인 뒤 장부에 대한 조사도 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혐의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검 김제식 차장검사는 이날 "A검사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서 근무할 당시인 지난해 10월께 해외여행 경비명목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상이군경회간부의 부인이 A검사의 부인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김 차장 검사는 그러나 "A검사가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이 사실을 알고 비디오테이프 등 선물과 함께 받은 돈을 즉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