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사건 3건중 1건 범인 못 잡는다'

5대 범죄 검거율 74%…5년새 최저치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7일. 강도죄로 청송감호소에서 복역중이던 이낙성(42)이 경북 안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달아났다. 1년이 지나도 잡히지 않고 있고 경찰도 사실상 추적의 손길을 놨다.

지난 달 25일엔 '성서 개구리 소년 타살사건' 공소시효가 끝났다. 범인도 잡지 못한 채. 지난 2일엔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로 영구 미제 사건이 됐다. 이처럼 '완전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대낮에 현금 수송차가 털리고, 연쇄 방화범이 날뛰며, 많은 사람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있지만 경찰수사는 미궁 속에서 헤매는 가운데 범인들은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

지난 2004년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경찰청에서 2000년 이후 발생한 주요 미제사건은 모두 10건. 이 가운데 대구 지역이 3건으로 전국 최다였다.

2000년 3월 동구 신암동에서 발생한 경찰관 총기 피탈사건 범인이 검거되지 않은 것을 비롯해 ▷2001년 12월 남구 봉덕동 총포사 살인사건 및 달서구 월암동 중소기업은행 강도사건▷ 2003년 7월 중구 삼덕동 주택 총기강도 사건 등이 '완전범죄'로 남아있다.

이후에도 '완전범죄'는 이어졌다. 2004년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달성공원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 지난해 달서구 일대를 '불공포'로 몰아넣었던 '차량 연쇄 방화' 사건의 범인도 여전히 오리무중.

지난 1월 대낮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발생한 연료회사 수금차량 현금 탈취 사건(4천600만 원 피해), 지난해 11월의 동구 방촌동 신협 현금수송차 강탈사건(8천만 원 피해), 지난해 5월 달서구 성서 모 신협 강도 사건(7천500만 원) 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 경찰의 지난해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범인 검거율은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89.4%였던 5대범죄 검거율은 지난해 74.7%로 뚝 떨어졌다. 범죄의 3분의 1이 미제로 이어지는 것.

이처럼 '완전범죄를 낳는 이유'는 경찰의 수사기법이 지능범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경찰대 행정학과 이웅혁 교수는 "예전 경찰이 해왔던 '인해전술식' 수사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데 있다."고 진단하고 "범죄의 지능화에 맞서 "교도소에 수감중인 범죄자들의 범행 전, 중, 후의 패턴을 데이터화하는 등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재 전문인력 등 과학수사를 위한 여건은 열악하다. 대구시내 경찰서 과학수사 요원은 40명에 불과, 이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절도 사건만도 하루 평균 30여 건에 이른다. 살인·강도·강간·폭력 및 화재 사건 등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벌여야 할 정밀조사와 분석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구지방경찰청 최용석 과학수사계장은 "요즘 범죄 현장에는 범인 지문이나 족적이 전혀 없어 경찰이 가봤자 할 일이 없을 정도"라며 "'프로파일링(범죄패턴 분석·체계화)', '법의곤충학(시신 주변 곤충을 통한 상황분석)' 등 우리 현실에 맞는 최신 수사기법연구 등 과학수사의 범위를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2000년 이후 주요 미제사건

2001년 12월 남구 봉덕동 총포사 살인사건

2001년 달서구 월암동 중소기업은행 강도사건

2003년 7월 중구 삼덕동 주택 총기강도 사건

2004년 '달성공원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1명 사망 13명 치료)

2005년 5월 달서구 성서 신협 강도 사건(7천500만 원 피해)

2005년 달서구 일대 '차량 연쇄 방화' ( 차량 대 피해)

2005년 11월 동구 방촌동 신협 현금수송차 강탈사건(8천만 원 피해),

2006년 1월 달서구 상인동 수금차량 현금 탈취 사건(4천600만 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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