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영혼을 훔치다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영혼을 훔치다/김덕영 지음/인물과 사상사 펴냄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동설을 부인하고 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 재판에 회부되자 혹독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이론이 옳지 않다고 시인한 사건은 종교와 과학간의 갈등을 잘 표현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이 책은 기술과 종교가 어떻게 다투고 사귀면서 인간 역사를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기술의 힘을 빌려 자연을 극복했으며 원시사회에서 주술은 기술의 구성요소였다는 것. 종교가 보편가치였던 중세도 암흑의 시대가 아니라 르네상스, 종교개혁,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 보편 가치의 자리를 기술에 내주게 만든 시기다.

오늘날 기술은 무한한 풍요로움을 인간에게 선사해 종교와 같은 추앙의 대상이 되었지만 인간의 삶에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 종교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저자는 기술로 하여금 생명의 신이 되고 세상의 건설자가 되도록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종교의 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232쪽, 8천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