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지난달에 부모님을 뵙기 위해 고향인 대구에 내려갔습니다. 어머님께 큰 아이 선우가 이번에 유치원에 입학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님은 갑자기 부엌으로 가시더니 수납장에서 오래된 물건 하나를 꺼내 오셨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유치원 졸업 기념으로 선물 받은 낡은 알루미늄 도시락이었습니다.
"보기엔 낡았지만 이 도시락에 우리 손자 점심 담아주면 참 행복할 것 같은데…"
"할머니, 이런 도시락으로 누가 밥을 먹어요. 창피해!"
30년이 지나 뚜껑에 새겨진 그림마저 희미해져버린 알루미늄 도시락. 우리 가족은 무척 신기해하며 도시락을 구경했지요. 특히, 저는 남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 알루미늄 도시락에 점심을 넣어 다니며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저에게 점심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변해갔습니다. 도시락이란 것과는 담을 쌓으며 살고 있었는데 낡았지만 추억이 가득 담긴 도시락을 다시 접하니 예전의 기억들이 떠올라 왠지 모를 미소가 흐르네요. 그리고 한결같이 꼭두새벽에 일어나 못난 아들의 점심 도시락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어머님께 고맙고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라는 말도 함께요.
김영철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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