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옛날 생각 나드만…"
어느 날 퇴근하면서 동료들과 술 한 잔하고 들어오던 신랑이 말했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모 음식점 메뉴 중 '추억의 도시락'이라는 게 있다나.
옛날의 스텐 도시락 밥 위에 계란 후라이, 콩자반, 멸치볶음, 김치볶음에 소세지 반찬까지…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등장했을 반찬은 다 모여 그 맛이 꿀맛이었다고 했다. 하기야 추억이라는 반찬을 하나 더 넣었으니 맛있는 건 당연할 것이다.
요즘이야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만 나의 학창시절 도시락은 필수였다.
집집마다 학교 다니는 애들 숫자랑 도시락 숫자는 같았고 고등학생이라도 있는 집이면 야간 자율학습 도시락까지 합쳐 그 수는 대 여섯 개를 넘는다. 1남3녀인 우리 집 도시락 싸기에는 온 집안 식구가 동원됐다. 엄마가 도시락을 싸면 아버지는 선풍기로 밥을 식히고, 이제 막 자다 일어난 막내 놈은 식히는 도시락밥을 밟아 뜨겁다고 울고, 도시락 주인은 밟힌 밥이 더럽다고 울고... 그야말로 아침마다 전쟁이었다.
그런 도시락을 싸들고 학교에 가면 이제나저제나 도시락 까먹을 궁리만 한다.
겨울철에는 난로 위에 도시락으로 탑을 쌓는다. 제일 밑에 있던 도시락의 밥은 누룽지가 된다. 그 누룽지를 좋아했던 이는 일부러 제일 밑에 도시락을 올려놓는다.
아예 밥에 김치까지 올려 놔 익혀먹는 아이도 있었다.
도시락 이야기를 하고 나니 배가 출출해 온다.
나도 오늘 저녁에는 '추억의 도시락'을 만들어 봐야겠다.
정의경(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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