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음악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영남대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한 서영처(42) 시인이 첫 시집 '피아노악어'(도서출판 열림원)을 출간했다. 음악가 시인답게 음악적 사유를 통해 삶과 사물의 본질에 다가서려 한 시집이다.
그래서 시작품들에는 음악과 깊이 연루되어 있는 삶의 흔적이 역력하다. '피아노악어'라는 표제시에서 보듯 시집에는 악기를 연상시키는 시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음악적인 상상력이 풍부하다.
피아노만 해도 시인에게는 단순한 악기 이상으로 삶과 죽음이 접해 있는 존재의 심연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인에게 삶은 악기와 흡사한 것이다. 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나 완성을 지향하는 삶은 깊은 울림을 위해 속을 비우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집은 또한 '빛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빛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햇빛과 음악과 무덤 속을 오가며 무심하지 못하는 시인은 유와 무, 생과 사의 신비를 관장하는 시바의 춤에 사로잡혀 있다.
빛과 어둠에 대한 시인의 사유는 시간에 대한 관념과 무관하지 않으며, 그것은 곧 존재에 대한 통찰과 잇닿아 있는 것이다. "음악을 공부한 것이 문학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학처럼 음악 속에도 인간의 총체적 삶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언어나 음표라는 기호를 통해 대상을 묘사하고 서술한다는 점에서 문학과 음악은 닮은 데가 많다"고 한다. 경북 영천 출생으로 2003년 계간 '문학.판'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현재 음악과 문학을 결합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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