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자유형 1,500m서 또다시 '은메달'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17.경기고)이 2006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대회에서 또 한개의 은메달을 보태며 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태환은 9일 중국 상하이 치종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남자 1,500m 결승에서 14분33초28에 물살을 갈라 세계랭킹 1위 유리 프릴루코스(14분23초92, 러시아)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박태환의 이같은 기록은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14분42초51)을 무려 9초 이상 앞당긴 것으로 쇼트코스 세계랭킹 2위에 해당한다.

이틀 전 자유형 4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며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의 쾌거를 달성한 박태환은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2개의 은메달을 수확하며 세계적인 중장거리 스타로 급부상했다.

박태환은 특히 자유형 400m에 이어 홈 관중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은 라이벌 장린 뿐 아니라 아테네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라슨 젠슨(미국)까지 큰 격차로 따돌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박태환의 선전에 힘입어 128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를 14위로 마감했다.

푸른색 반바지 수영복을 입은 박태환은 이날 6번레인을 배정받아 검은색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5레인의 프릴루코프와 초반부터 팽팽한 2파전을 벌였다.

박태환은 레이스의 1,000m까지만 해도 프릴루코프에 불과 2초 차로 따라붙으며 긴장감을 유지했으나 3분의2 지점을 지나며 힘이 빠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1,500m에서 박태환에 0.05초 차로 금메달을 빼앗았던 장린은 14분42초82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린은 400m에 이어 이번에도 박태환에 큰 격차로 뒤져 '라이벌' 호칭을 박탈당할 처지에 놓였다.

2004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그랜트 해켓(호주)에 이어 은메달을 거머쥐었던 라슨 젠슨(14분50초55, 미국)은 4위에 그쳐 메달권에 진입조차 못했다.

한편 호주가 금메달 12개로 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은 금 6개로 2위, 주최국 중국은 금메달 5개로 3위로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