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정가 '골프 경계령'…'딜레이 스캔들' 후 기피 현상

호화 골프여행을 포함한 로비성 향응을 받은의혹으로 미국 톰 딜레이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의원직을 내놓게 되면서 미국정가에 골프 경계령이 내려졌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딜레이 전 원내대표의 골프 외유스캔들 이후 이미지를 중시하는 미국 정치인들이 골프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딜레이 전 원내대표가 진흙탕에 빠질 때 골프의 좋은 이미지마저 함께 그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딜레이 부부와 참모들은 지난 2000년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댄 비용으로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에 초청돼 골프 접대를 받았다. 공화당 실세들을 상대로 불법 로비활동을 펼친 아브라모프는 결국 지난달 29일 사기혐의로 5년 10 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에서 골프는 퍼블릭 코스의 확산과 더불어 엘리트 스포츠의 딱지를 떼어냈고, 미국 대통령들은 아무런 부끄럼 없이 골프를 즐겨왔다고 이 잡지는 말했다.

실제로 빌 클린턴 대통령은 '멀리건'을 남발하는 것으로 악명 높으며, 조지 부시 대통령은 호수 너머 250야드까지 대담한 샷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잡지는 일해야 할 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총리를 물러나게 만든 편협한 한국인들과 달리 과거 미국인들은 대체로 정치인들이 골프를 치는 것을 개의치않았지만 딜레이 스캔들 이후 달라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마크 우달 의원은 노동자 계급은 농구를 하고, 중산층은 야구를 하며, 부자는 골프를 한다며 "공화당은 부자들 정당이고, 부유해질수록 공은 작아진다"고꼬집었다.

우달 의원은 그러나 "골프는 인내심과 겸손을 가르친다"며 "오늘날 워싱턴 정가에는 인내심과 겸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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