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을 알아야 교양이 잡힌다] 물리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

매일신문사는 포스텍(포항공대)과 공동으로 이번주부터 '과학을 알아야 교양이 잡힌다.' 코너를 연재합니다. 연구와 강의, 대외 활동 등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과학 각 분야의 포스텍 교수진이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 지식과 원리, 실생활 적용 등을 역사와 이야기 속에서 흥미롭게 풀어나갑니다.

필진 : 김승환(물리학과·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 안진흥(생명과학과·전 워싱턴주립대 교수), 이시우(화학공학과·시스템온칩공학연구소장), 이진수(전자전기공학과·미국전기전자공학회 정회원), 임경순(과학사·포스텍 과학문화연구센터장)

물리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

20세기가 끝나가던 무렵 영국왕립물리학회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물리학자들에게 '물리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 세 가지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설문에 응한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적인 선택은 '뉴튼 역학', '양자역학', '상대성이론'으로 나타났다.

이 세 가지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의 각 전문 분야를 넘어 과학 전체의 혁명적 변화와 함께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이에 대해 뉴욕주립대학의 미치오 카투 교수는 "상대론과 양자역학은 그리스 이후 2천년 탐구역사의 최고봉이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바로 이 두 이론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술회하였다.

물체의 운동과 중력에 대한 뉴튼 역학은 물리학의 가장 근본 이론이다. 뉴튼 역학은 물리법칙이 수학적 모형으로 표현되고 실험적으로 검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주요 근대과학적 시도였다. 뉴튼의 불후의 명저 '프린키피아'에 서술된 세 개의 간단한 법칙은 일반 대중의 오랜 통념과는 달리 모든 천체도 지구상의 물체와 같은 원리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끊임없는 관찰을 통해 새벽의 어둠이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뉴튼의 탐구 정신은 향후 물리학자들이 따라야 할 전형을 잘 제시해주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직관적 이해에 새로운 도전을 불러왔다. 과학의 오묘함은 일상생활의 경험과는 다르고 놀라운 우주의 진정한 본질을 밝혀내기 위하여, 우리가 지닌 직관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는 데 있다. 상대성 이론은 더 나아가 보편적이고 불변인 공간과 시간에 대한 기존 개념을 유동적이고 단련이 가능한 것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상대성이론은 최근 휴대폰과 차량의 항법장치에 많이 쓰이는 위성항법장치(GPS) 등에 실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 상대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유엔과 한국 정부는 2005년을 '세계 물리의 해'로 선포하고 '세계 빛의 축제'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가졌었다.

또한 양자역학은 인류의 창조물 중에서 가장 우아하고 성공적인 이론체계이자 인류 문명에 가장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이론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모든 물질이 파동과 입자의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또한 에너지와 같은 물리량들은 '양자'라고 불리는 덩어리 형태의 띄엄띄엄한 값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양자역학의 속성은 패러독스와 미묘한 결과를 가져다주며, 인과관계, 객관성, 그리고 실험의 재현성에 대한 우리의 고전적인 개념과 뉴튼 역학에 기초한 세계관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양자론은 특히 나노 등 미시세계의 지배원리로서 원소들의 주기율표와 화학 반응을 설명해줄 뿐 아니라, 트랜지스터, 레이저와 마이크로칩 등 반도체 기술의 개발과 전자혁명을 불러왔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20세기 현대 과학기술문명의 핵심은 '뉴튼 역학', '상대성이론', 그리고 '양자론'으로 대변되는 위대한 발견들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맥스웰의 전자기학', '방사성 발견', '우주의 팽창' 등 헤아릴 수없이 많은 발견들이 과학 발전을 이끌었고, 인류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자연과 우주의 신비는 아직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있고, 다음 세대가 해결해야할 물리학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만약 우리가 현재까지 축적된 수많은 과학지식 중 가장 중요한 것을 한 문장으로 담아 다음 세대에 전수해야 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이 흥미롭지만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해 '파인만의 물리학강의'로 유명한 천재적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은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답했다. 당신이라면 어떤 답을 줄 것인가?

김승환(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