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에 정부인증 어린이집 있나요?"…대구9곳·경북28곳

어디에서 우리 아이를 더 믿고 길러줄 수 있을까. 취학 전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육아 소망은 좀더 안전하고, 좀더 믿을 수 있고, 좀더 확실하게 내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는 것이다. 이럴때 여성가족부로부터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이 동네에 있다면 더할 수 없이 반갑다. 정부가 인정할 정도로 교사, 시설, 급식은 물론 보육 환경 면에서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된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를 받은 어린이집은 전국 627군데. 이 가운데 대구는 9개(1.4%), 경북은 28개(4.5%)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다. 서울의 경우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이 170곳이나 돼 부모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대구·경북 보육시설의 평가인증이 떨어지는 것은 시설이나 환경 혹은 가르치는 내용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정부의 새로운 시도나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08년까지 평가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보육시설들은 한시라도 빨리 평가인증을 획득해야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예산도 지원받을 수 있다.

대구에서 평가인증을 받은 곳은 꿈나무어린이집(남산동) 다람어린이집(평리동) 대경어린이집(태전동) 요한바오로2세어린이집(대명동) 베베꼬마또래놀이방(동천동) 등 총 9곳(도표 참조)이다. 경북에서는 경산어린이집(경산) 구미1대학부설어린이집(구미) 병아리가정어린이집(김천) 아이미소어린이집(포항) 등 28곳(도표 참조)이다.

화니어린이집(두산동)은 장애아 민간보육시설로 개인별 편차가 큰 장애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별화 프로그램을 짜서 치료 보육의 내실화를 기하고 있다. 이곳 학부모들은 장애자녀에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고 완전하게 제공받는다. 대구대 재활과학연구소 이상복 교수와 연계를 맺은 화니어린이집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장애아에 대한 모든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을 부모에게도 공개한다. "몸과 마음이 불편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는 손영미 화니어린이집 원장은 "우리 아이가 오늘 하루를 재밌게 보냈는지, 지난 일주일은 어떻게 지냈는지, 작년과는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등을 집에서 컴퓨터로 체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다. 화니어린이집을 찾아 구미에서 대구로 이사를 온 한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말아톤' 주인공 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갖고 있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면 스스로 할 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모란어린이집은 넓은 터를 활용하여 채소를 길러서 먹고, 자연식품 위주로 식단을 꾸민다. 아이들이 실내화를 신지 않고 양말이나 덧신만 신도록 해서, 발 감각을 살려주고 있으며, 수성못 인근에 위치한 여건을 백분 활용하여 일주일에 한번씩은 흙을 밟도록 하고 있다.

삼성재단에서 전체 운영비의 42%를 후원하는 삼성어린이집은 저소득층 원아와 그 부모를 위한 사회복지사를 별도로 배치하는 포괄보육서비스가 특징이다. "저소득층 부모들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가 상담도 하고, 별도의 간호사와 영양사도 배치돼있습니다."는 김정자 원장은 "가정이 안정돼야 어린이들도 잘 자랄 수있다"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곳은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갖고 있다. 대구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어린이집에 와서 한자를 가르치고, 이곳 원생들은 동네 노인을 자주 찾아 뵙는다.

베베꼬마또래어린이집은 영아 위주 보육시설이다. 소규모의 가정 시설이어서 아늑하고 마치 엄마품처럼 포근하게 상호작용이 이뤄지는게 특징이다.

요나어린이집은 11년째 주택가에서 아담하게 운영되고 있는 민간 어린이집. 성경에 나오는 인물인 요나처럼 평화로운 어린이집을 지향하고 있으며, 현재 60명이 다니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의 몬테소리 수업이 특징이다.

신설 꿈나무어린이집은 항상 대기자가 밀려 있을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중구청에서 지원하고, 남산동사무소와 인접공원이 어린이들에게 최적의 자연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개원초부터 운영위원회를 가동하면서 개방적인 운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요한바오로 2세 어린이집은 예수성심시녀회가 운영하는 장애아동 보육시설로 이미 대구경북권 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보육시설로 손꼽힌다.

대구시 여성정책과 최옥자 과장은 "지난해 지역에서 평가인증을 받은 곳이 적었지만 올해는 많은 곳이 신청했다."며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평가인증 어린이집이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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