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이 1996년부터 추진해 온 칠곡3지구 구암동 일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시설' 조성사업이 수십억 원의 혈세를 공중에 날린 채 10년째 방치되고 있다.
북구청은 이 시설 조성이 수포로 돌아가자 또다시 수천만 원을 들여 이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 이 부지가 '혈세 까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시설' 사업은 지난 1996년 말 북구청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도한 경영 수익사업. 구청은 당시 1만 2천여 평의 부지에 하루 2천 t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파쇄시설과 시간당 100kg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 등을 2002년까지 만들 계획을 세웠다. 총 사업비는 60억 원.
그러나 이 사업은 진·출입도로와 전기, 조경공사 등 기반시설 공사까지 끝낸 상태에서 2002년 결국 중단됐다. 공사 중단 당시 이미 44억 원이 들어간 상태였다.
구청은 민간처리업체 증가로 인해 가동률 저하가 예상되고 처리 단가가 낮아져 경영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공사 중단 이유로 들었다. 돌려봐야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간파한 것이다.
결국 북구청은 이 일대를 '옻골 동산'으로 이름 붙이고 주민들의 체육 및 휴식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44억 원짜리 공터'가 탄생한 것이다.
북구청은 지난 해 9월 사업 기간을 오는 2008년까지로 연장하고 3차 파쇄시설 이상의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구청 관계자도 털어놨다.
구청은 이 부지에 모바일 소프트웨어 R&D 연구단지를 건설하거나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 이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어떤 개발계획을 세우더라도 건설교통부 승인을 필요로 하는 등 계획 추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활용되는 것처럼 전체를 시민 공원으로 조성하려고 해도 부지가 속한 함지산 전체가 공원 부지가 아니어서 대구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와 충돌, 이 조차도 현실성이 없다.
때문에 북구청은 최근 또다시 2천600만 원을 들여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시설 부지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북구지역 한 단체 관계자는 "북구청은 44억 원이란 세금을 허공에 날려버리고도 책임지는 공무원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구청 관계자는 "폐기물중간처리시설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만큼 용역 발주를 통해 이 부지를 모바일 연구 단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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