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랑스 고용법 철회…'상처 뿐인 승리'

프랑스의 학생.노동계로부터 거센 시위를 초래한 새 고용법이 정부에 의해 10일 철회되면서 2개월 이상 지속된 시위 사태는 학생.노동계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노동계는 "새 노동법내 최초고용계약(CPE) 철회 목표 성취, 학생들과 노동계의진정한 승리"로 규정하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철회 발표를 반겼다. 이번 사태의 최대 승리자인 노조는 여러 차례에 걸친 수백만명 동원 능력을 과시하며 정부의 개혁 정책에 대한 강력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 자리매김했다.

학생지도자인 브뤼노 쥘리아르도 '결정적 승리'로 환영했다. 다른 학생 지도자인 쥘리 쿠드리는 학생들에게 즉각 학교 봉쇄를 풀라고 당부했다.

쥘리아르는 CPE를 대체하는 수정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계속 압력을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는 사실상 끝나고 마무리 정국으로 들어가게 됐다.

제1야당 사회당도 이번 사태로부터 반사 이익을 챙겼다. 사회당은 지난해 유럽헌법 찬반 투표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분을 겪으며 지리멸렬했으나 침체에서 벗어날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이번 사태로 최대의 타격을 입은 인물은 CPE를 주도한 빌팽 총리다. 그는 고질적인 청년 실업 해소를 통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회심의카드를 펼쳤으나 오히려 역풍을 맞은 꼴이 됐다. CPE 도입 초기부터 하강 곡선을 그린 지지도는 25%까지 곤두박질했다.

일각에서는 CPE가 철회되면 빌팽 총리가 사퇴할 것이란 소문이 꾸준히 나돈만큼향후 그의 거취가 주목된다.

반면 빌팽 총리의 대권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총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이처럼 승자와 패자가 갈리지만 프랑스는 국가 전체적으로 이미지 실추와 대외신뢰도 하락이라는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가을 소요 방화 사태의 후유증이 채가시기도 전이어서 타격은 더욱 커 보인다.

AFP 통신은 지난 수십년간 프랑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회.정치적 위기로 이번사태를 규정했다.

dpa 통신은 "노동계의 승리가 국가의 손실이 될 수 있다"며 악명높은 반(反) 자유시장적 프랑스 노조가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개혁 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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