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세권 '알짜' 건물들…매각 헛소문 '곤욕'

대구 지하철 역세권의 '알짜' 건물들에 대한 매각 헛소문이 끊이지 않자 경찰에 소문 발설자를 찾아 달라고 요청하는 소동을 빚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대구 역세권이 땅 개발업자들 사이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면서 헛소문 유포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건물주들은 "헛소문 유포를 통해 영업을 방해, 개발업자들이 결국 싼값에 매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발끈하고 있다.

달서구 죽전네거리 주변 한 예식장. 지하철 2호선 죽전역을 끼고 있는 이 곳엔 3년 전부터 '땅 주인이 건물을 팔아 백화점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건축물대장 확인 결과, 실제 땅 주인은 12년째 변동이 없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건물을 팔았냐'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심지어 국세청에서도 진위 여부를 물어오더군요. 지난 해 여름 내부 리모델링 공사까지 마쳤습니다. 팔 건물이라면 왜 이렇게 공을 들이겠어요." 예식장 관계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누군지 모르지만 너무 괘씸하다."며 "지난 2년간 매년 한 차례씩 경찰 수사를 의뢰했지만 아직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달서구 진천동의 한 사우나 건물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하철 1호선 진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영업을 시작한 4년 전부터 매각 헛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구체적 액수까지 떠돕니다. 글쎄, 누구는 40억 원, 누구는 70억 원에 지상 5층 건물을 팔아치웠다는 거예요."

사우나 관계자는 "이젠 아예 신경을 끊고 산다."며 "누군가 장사가 잘 되니 시샘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세권에 눈독 들인 민영 사업자가 고의로 영업을 방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팔린 줄 알고 발길을 끊는 손님들도 적지 않습니다." 건물 관계자들은 "고의든 장난이든 더이상 소문을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