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공단 불황 장기화…전기료 체납 '속출'

회사의 경영난으로 우선 밀린 재료비와 인건비부터 처리하다 보니 전기요금은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만이라도 체납된 전기료 납부를 연기해주세요."

구미공단의 섬유업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사용량이 많은 상당수 기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부도 위기에 처해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씩의 전기료를 받지 못한 한전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극심한 경영난과 구조조정 문제로 노사간 마찰을 빚고 있는 구미공단 한국합섬 원사부문 자회사인 (주)HK사의 경우 총50억여 원의 전기료가 1년6개월여 동안 체납되자 한전측이 급기야 단전조치에 나서는 등 체납 전기료 확보에 적극 나섰다.

한국전력 구미지점은 지난달 17일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한 한국합섬 원사부문 자회사인 (주)HK 구미 1공장과 칠곡 2공장에 7일 오후부터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 1~3월분 전기료 40억5천만원을 포함, 현재까지 50억여 원의 전기료가 체납된 HK사는 지난해 4월 체납 전기료에 대한 납부계획서를제출한 이후 18회 약속을 어겼고, 올해도 3회 전기요금 납부 이행 계획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10월부터 전기료를 연체하기 시작한 (주)HK사는 제1, 2, 3공장에서 월 평균 3천200만kw를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1공장이 9억원, 2공장 10억원, 3공장 1억원 등 약20억여 원의 전기료가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한전측의 단전조치에 반발한 (주)HK사 노조측은 즉각 전기공급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한전 구미지점 앞에서 항의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구미공단에서 2004년 부도난 ㄱ섬유업체가 14억원 원을 비롯해 ㅈ섬유업체(7천200만 원), ㅇ업체(3천500만 원), ㅂ산업(2천만 원) 등 5, 6개 업체가 경영난으로 이미 도산하거나 일부는 부도 위기에 몰려 한전측이 수십억 원의 전기 사용료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전은 통상적으로 체납업체에 대해 두번째 달까지는 일정요율의 연체료를 물리고 전력을 공급하고, 3개월째 밀리면 최종 통보후 단전조치에 들어간다.

한전 구미지점 관계자는 "실제로 공장가동이 어렵다 보니 전기료를 체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체납업체에 독촉전화는 물론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는 등 직원들이 체납료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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