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지구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식품의 하나다. 전 세계에서 연간 800억 개가 소비된다고 한다. 라면의 원조는 일본이다. 중국의 건면에서 착안했다는 설도 만만찮지만 일본 자체 개발품이라는 게 통설이다. 일본 라면의 대부로 인정받는 안도 모모후쿠 닛신식품 회장이 1958년 어묵 튀김에서 착안, 국수를 기름에 튀겨 만들어 낸 게 그 시초다.
○…우리나라에선 삼양라면의 전중윤 회장이 처음 시작했다. 전후 재건 시기 꿀꿀이 죽으로 허기를 채우는 서민들의 모습에 식량 자급의 뜻을 세우고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 1963년 삼양라면을 탄생시켰다. 처음 출시될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밀가루 음식에 익숙지 않았던 데다 라면이란 이름을 옷감의 한 종류로 오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역과 극장 앞에 무료 시식 코너를 만들고 라면 조리법을 가르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라면의 매력은 전국으로 번져 갔다. 국에 익숙한 사람들의 입맛을 끌어당긴 데다 혼분식 장려정책도 보탬이 됐다. 지금은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국내 업계가 한 해 파는 라면이 36억 개에 이른다. 라면 전문식당이 맛집으로 꼽히기도 하고, 동호회까지 생겨났다. 맛도 매운맛에서 순한맛까지 다양하고 김치'된장 등 전통 식품 가미 제품까지 나왔다.
○…서울올림픽 때 매콤한 우리 컵라면을 먹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서양 사람들의 사진이 전 세계로 날아가기도 했을 만치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공업용 우지 파동으로 라면업계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인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이해 관계가 엇갈려 성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경기도 안성에서는 라면축제가 계획되기도 했다.
○…오늘부터 서울에서 제5회 세계라면 총회가 열린다. 품질 향상과 국제 구호 활동을 위해 창설한 세계라면협회 주관의 격년제 행사다. 우리나라를 비롯 호주 브라질까지 세계 10개국 업체들이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이 협회를 이끄는 안도 회장은 국제 규격화로 국가간 품질 차이를 줄이자고 강조한다. 올해 97세이면서도 연간 100회 이상 골프장을 찾을 만큼 건강한 그가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고 있다고 하니 라면과 영양 결핍은 무관한 모양이다.
서영관 논설위원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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