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부 초등학교들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에 '어학연수''문화탐방' 명목의 단체 해외여행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많게는 400만~500만 원이 드는 해외여행을 학교가 직접 나서서 추진하는 것은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장할 우려가 높을 뿐 아니라 단순 관광 이상의 교육효과도 의문시된다는 것.
A초교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5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미국 모 주립대 3주코스 어학연수와 겨울 방학 동안 6학년생을 위한 5박 6일 일본 도쿄-오사카 문화탐방을 계획 중이다. 학생 1명당 비용은 미국이 400여만 원, 일본이 100여만 원에 이른다.
학교 측은 "국제화 시대에 더이상 우물 안에 갇힌 교육만으로는 학생, 학부모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지난 겨울 방학 때 6학년생 110여 명 중 3, 4명을 빼고는 다 참석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B초교는 5, 6학년 재학생 중 20명 가량의 어학연수반을 모집, 이번 여름 방학 동안 호주 자매 초등학교에 갈 계획이다. 1인당 500여만 원의 경비를 들여 3주 동안 현지 학급에 배치돼 외국인 교사,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
C초교 역시 이번 여름방학 때 20명 안팎의 4~6학년생 신청자를 받아 호주 자매학교에서 400만 원 비용의 홈스테이 체험을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학교 단위에서 해외연수를 진행하면 신뢰도가 높다며 반기고 있으나 경제적인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박탈감도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대구의 교육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경북 등 여러 곳에 영어마을이 조성돼 국내서도 어학연수가 가능한 상황에서 값비싼 해외연수를 보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지에 대한 비판도 적잖다."고 했다.
한 초교 학부모는 "형편을 생각하면 수백만 원씩 들여 해외 보내기 힘들지만 학급 친구들이 모두 간다고 하니 보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라며 "개별적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는데 굳이 학교가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생 해외연수는 교육적인 면에서 이른 감이 있지만 학부모 동의를 거친 사항이라 막을 방법이 마땅찮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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