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의 부인 황일숙 씨가 정가의 논란 속에 청와대 인근 효자동(행정구역상 통의동)에서 11일 횟집 영업을 시작했다. 상호는 '섬횟집'. 대구에서 7년간 횟집을 운영할 때 쓴 상호이다. 현재 대구의 원조 섬횟집은 이 특보의 동생 강열 씨가 운영하고 있다.
'효자동 섬횟집'은 11일 개업 첫날임에도 흔한 화환 하나 보이지 않고 대체로 한산했다. 취재하러 온 기자들만 붐볐다. '권력실세'가 운영하는 집이란 소문이 나 부담을 느낀 탓일 수도 있고, 손님이 너무 많을 것으로 지레짐작해 너도나도 개업날을 피했을 수도 있다. 실제 정가 주변 사람들이나 서울에서 만난 출향인사들은 "지금은 손님이 밀릴 테니 있다가 조만간 한번 가보자."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효자동 섬횟집은 자연산 회를 중저가에 파는 것이 기본 컨셉. 광어 도다리 등 자연산 회 한 접시에 8만~10만 원선이다. 이 특보의 친구로 서울에서 이름난 삼계탕집인 '토속촌' 주인 정명호 씨가 건물 주인이라 임대료 부담이 없고, 횟감은 시동생 강열 씨가 공급해 황 씨는 영업에만 주력하면 된다고 한다.
청와대 인근에 '정권실세'의 부인이 횟집을 연 데 대해 곱지않은 눈길도 있다고 하자 황 씨는 밝은 얼굴로 "먹고살아야 하지 않느냐? 이 특보는 정치적으로 실세일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서민"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정인봉 인권위원장은 12일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강철 씨의 청와대 코앞 횟집 개업에 때맞춰 국가청렴위원회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아마 물고기들도 이제는 웃음도 사라지고 한심해서 어구무언(魚口無言)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또 "법 제도를 개선해 공무원 퇴직 후 영업범위를 더 명백히 하고, 국가청렴위의 업무상 독립성을 보장해 더 이상 청와대의 수중에서 놀아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정권실세의 부인이 횟집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 오히려 신선하지 않느냐? 참여정부는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정권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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