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육상 이끌 유망주 '속속 등장'

고교생들을 능가하는 여중생 스프린터와 '제2의 백옥자'라 할 만한 대형 투척 선수가 등장, 침체된 한국 육상계에 한줄기 빛을 던지고 있다.

'만 13살 소녀 스프린터' 강다슬(도계중2)은 12일 강원도 횡성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회 전국꿈나무선수선발육상경기대회 겸 제6회 한국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중등부 200m 레이스에서 25초30에 결승선을 끊어 1위로 골인했다. 또 앞서 100m에서도 12초17의 기록으로 단연 1위였다. 이제 2학년인 강다슬의기록은 20년 묵은 여자 중등부 기록(11초99)에 100분의 18초 뒤진 것이다.

희망적인 대목은 강다슬이 또래 나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유연하고 빠른 피치(주법)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백형훈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체계적으로 육성하면 100m 한국기록을 깨뜨릴 기대주로 성장할 것 같다. 하체가 길어 유리한 신체 조건(162cm)에다 유연성까지 겸비해 근력만 붙여주면 기록 성장세가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48m34를 던져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낸 김란희(19.한국체대)도 일약 주목받았다. 양구여중-강원체고를 나온 대학 새내기 김란희는 1차 시기에서 기준기록(47m) 을 훌쩍 뛰어넘어 한국 육상 사상 처음 원반던지기에서 세계주니어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무엇보다 육상인들을 놀라게 한 건 김란희의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놀라운 파워. 키 183cm, 체중 94kg으로 '하드웨어'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 견줘 손색이 없다. 1970년 방콕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포환던지기 연속 금메달, 원반던지기 동메달을 따내 '아시아의 마녀'로 불렸던 백옥자가 한창 때 175cm, 87kg 정도의체격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해도 월등한 매머드급이다.

기대감을 더 높이는 대목은 김란희가 아직 '턴(turn)' 기술을 구사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던진 기록이 이 정도여서 1981년 김선화(당시 동원탄좌)가 세운 51m64의 한국 기록 갱신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를 지도하는 홍순모 한국체대 교수는 "완벽한 턴 기술을 소화해서 던진다면 50m를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며 "아직 기술적으론 부족하지만 백옥자의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대형 선수가 나왔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