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장 공천 과정에서 억대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재선·서울시당위원장·중구) 의원은 13일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 신상발언을 통해 "당 사무총장과 당클린공천감찰단에 여러차례 중구청장 공천신청자측에 대해 법적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으나 이 같은 요구는 묵살되고 그들이 법적책임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 내려져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초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공천신청자 부인으로부터 자신의 부인이 4억4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金德龍·5선 서울 서초을) 의원도 신상발언을 통해 "짧지 않은 정치인생을 자존심과 명예를 생명 같이 생각해왔는 데 이렇게 하직인사를 하게 돼 참담한심정"이라며 "당이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에서 필요하다면 출당 조치까지도 달게 받겠다"면서 "스스로 당적, 의원직, 또 정치적 거취 모든 것을 조속한 시일내 나름대로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12일 기초단체장공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과 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키로 전격 결정했다.
공천 비리 의혹에 대해 당 지도부가 소속 중진의원들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정국에 미칠 파장과 충격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의원과 박 의원의 비리 의혹 제보를 받고 당이 자체 감찰작업을 벌였지만 진위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어 오늘 최고위원회의와 중진 연석회의를긴급 소집,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 의원의 경우 부인이 시의원 한모씨의 부인 전모씨로부터 지난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4억4천만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것으로 당 감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허 총장은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 5일께 알게돼 부인에게 돌려주라고 했는데 돈을 준 사람이 찾아가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범 의원의 경우에는 중구청장 공천 직후인 지난달 10일 순직한 성낙합 전중구청장 부인의 인척인 장모(여)씨와 지난 1월 부부동반으로 식사를 했는데 식사후장씨가 케이크 상자에 미화 21만달러(약 2억원)를 넣어 자신의 부인에게 전달했다고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한나라당이 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수억원대 돈을 받은 혐의로 김·박 두 의원을 정식 고발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은 수사부서가 결정되면 고발장 검토 및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들어가 두 의원 부부와 금품을 건넨 구청장 후보 경선탈락자 두 명 등 사건 연루자 전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 의원이나 부인이 공천헌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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