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랄게 있나요. 그저 아이들하고 놀아주는 것 뿐이죠."
8년째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 후원 및 봉사활동을 펼쳐온 국민은행 방촌동 지점 임인환(51) 차장. 임 씨는 지난 1998년부터 대구 동구 각산동 일심 재활원을 매달 2~3회씩 방문, 장애아동들을 위해 봉사하고 매년 25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아이들이 '아버지'라고 부를 때 기분이 뿌듯합니다. 이제는 이 곳이 집처럼 편안하고 145명의 아이들 모두가 제 자식같습니다."
그는 넉넉치는 않지만 월급을 쪼개 해마다 250만 원, 많게는 400만 원의 후원금을 내 왔다. 가족들도 모르게 해왔던 일이다.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면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생각을 조금만 고쳐 먹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2004년에는 재활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임 씨가 후원을 결심한 건 지난 1997년. 한 고객의 추천으로 일심 재활원에 떡 10만 원 어치를 구입해 방문한 것이 계기였다.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죠. 이제는 오히려 아이들이 제게 삶을 지탱할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임 씨는 주변 지인들과 은행 고객들을 정기 후원인으로 끌어들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고통받는 이웃들 처지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 상담을 위해 자신을 찾은 고객들이 한달에 1천~2천 원이라도 정기적으로 보탤 수 있도록 설득한다는 것.
임 씨 노력 덕분에 지난해에만 20명 넘는 후원자를 끌어 모았다고 했다. 또 20여 곳의 은행 지점에 모금함을 설치, 재활원에 전달하고 있다.
그는 점차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크리스마스와 명절 등에 들어오던 일회성 후원조차 발길을 끊은 지 오래라는 것.
임 씨는 "남을 돌아 보지 않는 세태가 서글프다."며 "아무리 냉정한 세상이라지만 자신이 조금만 손해를 보자고 생각하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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