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로 일찍이 알려지고 한국 브리태니커 초대 사장도 지내는 등 미국내에 몇 안되는 원로 동아시아 전문가로 통하는 프랭크 기브니 캘리포니아대 환태평양연구소(PBI) 소장이 지난 9일 산타 바버라 자택에서 심장질환으로 숨졌다. 향년 81세.
13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태생인 그는 고교때 웅변대회에서 우승,장학금과 함께 예일대 입학자격을 얻을 정도로 탁월한 언어 감각 소지자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일대에서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있었으나 해군으로 징발된 뒤 일본군 포로 심문임무를 맡게 돼 일본어를 배운 것이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꿨다.
그는 해군에서의 경험과 전후 미군의 일본 주둔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을 바탕으로 전역 후 '일본의 다섯 신사'(1953)를 출간했다.
이 책은 히로히토 황제, 시미즈 후미오 전 해군제독, 제철소 간부, 농부 등 5명의 일본인 이야기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소개해 화제를 낳았으며, 초판 발행 50년만인 지난 2003년 재판이 발행됐다.
그는 이어 '허술한 강대국'(1976),'디자인의 기적'(1983),'태평양 세기'(1992) 등을 통해 일본과 환태평양에 꾸준한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전 발발 당시 '타임 라이프' 기자였던 기브니는 가장 먼저 한국에 파견된 미국 특파원들중 하나였으며 한강철교 폭파 당시 자칫 목숨을 잃을 뻔도 했다.
'뉴스위크', '라이프'에서 편집일을 하다 1961년 문화 잡지인 '쇼'의 발행인을 맡았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폴란드의 공산주의', '화이트 칼러 범죄'등을 저술, 다방면에 걸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1966년 엔사이클로피디아 브리태니커의 동아시아 영업및 편집 책임자를 맡으면서 한국 초대사장이 됐으며, 1980년 PBI를 설립해 아시아인과 미국인간의 친교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기브니는 특히 지난 2003년 1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미국은 북한의 핵 문제를 풀기 위한 결정을 내릴 때 맹방인 한국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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