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팽이 250마리 이사에 12억원'

뉴질랜드의 한 탄광회사가 채굴지역에 서식하는 250여 마리의 달팽이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다 놓는데 200만 뉴질랜드 달러(한화 약 12억원)의 비용을 쓸 예정이라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뉴질랜드 서부 스톡턴 해안 지역에 있는 아우구스투스산 탄광을 개발하는 솔리드 에너지(SE)탄광회사가 정부로부터 이 지역에 서식하는 달팽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안전하게 옮겨다 놓는 것을 조건으로 개발 허가를 받았다며 회사 측은 이 달팽이들을 이 지역과 환경이 비슷한 다른 지역으로 옮겨다 놓는 데 마리 당 8천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SE사(社)는 이 지역에서 총 4억 달러 상당의 석탄을 캐내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비키 블라이스 홍보이사는 '포웰리팬터 아우구스투스' 달팽이들을 위해 이 지역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탄광개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게 될 지역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며 250여 마리나 되는 달팽이들은 사람들이 숲을 헤집고 다니며 찾아 특수 용기에 담아 옮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이스 이사는 "달팽이 이사 비용을 계산한 결과 마리당 8천 달러씩 총 200만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회사는 이미 달팽이들의 이사를 담당할 15명의 인력을 확보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팽이들을 이사시키는 방법에 대해 사람들이 달팽이들을 손으로 주워 2ℓ짜리 아이스크림 통처럼 생긴 소독된 플라스틱 용기에 한 마리씩 집어넣은 뒤 옮기게 될 것이라며 이 통 속에는 달팽이 서식지에서 자라는 촉촉한 이끼들을 바닥에깔아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숲과 새'라는 환경단체의 대변인인 브라이언 앤더슨 박사는 그 정도의 달팽이 보호조치로는 미흡하다면서 달팽이들을 옮겨다 놓으려는 새로운 서식지는 85 마리 정도밖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환경단체는 정부가 SE사에 탄광개발 허가를 내준 것은 결국 뉴질랜드육식 달팽이인 포웰리팬터 우구스스투스 달팽이의 멸종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블라이스 이사는 새로운 서식지의 크기는 얼마나 많은 달팽이들이 발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달팽이들이 1ha당 130마리 정도까지 살 수 있고, 스톡턴 지역에 달팽이 서식에 적합한 지역이 최소한 10ha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들이 만일 250 마리를 찾아내게 된다면 최소 2ha만 있어도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 보다 더 많이 찾아내면 서식지를 더 넓히면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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