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지누의 집이야기

이지누 지음/ 삼인 펴냄

현대인들에게 집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요즘 우리들의 삶을 둘러보면 부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자본주의적인 속성에서 더 높고, 넓고, 비싼 집이 모두가 원하는 집이 돼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이야기한다. 아파트나 빌라처럼 규격화·표준화된 집 속에 갇혀 '집주인의 생각은 사라지고 오히려 집에 생각을 맞추면서 살기 시작'한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그러면서 판서를 지냈음에도 볼썽사나운 단칸짜리 초막에 살았던 허백당(虛白堂) 홍귀달, 자연을 벗하며 아무 곳에서나 잠을 잤던 디오게네스의 얘기를 한다.

우리 문화를 섬세한 눈으로 돞아보는 사진가이지 기록문학가인 저자가 풀어낸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머무는 곳'에 관한 이야기들은 공감을 전해준다. 골목·대문·울타리·변소·마당·지붕·우물·부엌·마루·창문·구들·방 등에 관한 저자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 어른들이 들려주었던 집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젠 시골이 아니면 보기 힘들어진 옛집에 관한 추억이 떠오른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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