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비 마중'…우산도 패션이다

우산의 역할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단순히 비만 막으면 된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센스 있다."라는 이야기는 아예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화사하고 튀는 색깔의 봄옷을 입은 여성이 칙칙한 우산을 들고 걸어간다면 이 얼마나 생뚱맞은 분위기 연출인가.

패션시대인 요즘, 우산도 당당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 패션 우산은 큰 인기다.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을 가진 우산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

패션우산을 파는 레인스토리 대구 한일점의 이정호 씨는 "주로 빨간색이나 분홍색이 많이 나가긴 하지만 요즘 워낙 사람들이 개성을 중시하다보니 고르는 우산도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20대 남자들도 튀는 걸 좋아해 심지어 레이스 달린 우산도 가끔 사간다고 했다. 고등학생 김미영(17·경산 옥산동) 양은 "최근 패션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아 서로서로 정보 교환도 한다."고 전했다. 패션 우산은 패션뿐 아니라 교통안전이라는 효과도 낸다. 주부 정은영(41·대구 남구 대명9동) 씨는 "패션 우산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와 운전자들이 미리 주의를 할 수 있다."며 아이들 우산으로도 괜찮다고 했다.

패션 우산이 유행하는 데는 CF광고나 드라마 등이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특히 모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 광고가 큰 힘을 발휘했다. 여주인공 임수정이 쓰고 나왔던 우산은 바깥색은 검은색으로 평범하지만 속에는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는 형상이 그려져 있다. 그렇게 해서 붙여진 이름이 '하늘 우산'. 이 광고로 인해 한때 하늘우산은 품귀현상까지 보일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패션 우산은 단순히 알록달록한 색상뿐 아니라 유명한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이나 명화가 그려진 우산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또한 기능성을 살린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5단 우산, 양산 겸용 우산, 펴기·접이가 모두 자동인 우산 등등. 가격 또한 천차만별. 보통 우산전문점에서는 5천~3만 원가량의 제품을 팔고 있지만 명품의 경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올봄, 촉촉이 내리는 비를 피해 나만의 패션 우산으로 톡톡 튀는 개성을 뽐내보는 것을 어떨지.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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