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1일 80세 생일을 맞는다.
생일에 앞서 여왕은 남편인 필립공(84)과 함께 19일 공식 거처인 런던 버킹엄궁에 전국의 80세 이상 노인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푸는 것으로 생일 축하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생일 당일인 21일에는 필립공과 함께 윈저성 밖을 도보로 걸으며 일반 대중과 인사를 나누고, 찰스 왕세자의 주관으로 윈저성에서 열리는 생일 만찬에 참석한다.
여왕의 여름 거처인 윈저성에서는 3일부터 여왕과 왕실 가족의 사적인 생활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하는 80세 생일 기념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영국체신공사(Royal Mail)는 여왕의 전 생애 동안 촬영된 비공식 사진 초상 가운데 8점을 기념 우표로 발행, 18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여왕은 공식 생일을 앞둔 6월 15일에는 세인트폴 성당에서 왕실 가족들과 함께 감사 예배를 드리고, 이어 17일에는 버킹엄궁 앞 광장에서 거행되는 공식축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실제로 태어난 날은 4월 21일이지만 공식 생일은 이보다 늦은 6월 17일이다. 춥고 변덕스런 날씨를 피해 전통적으로 겨울철에 태어난 영국 왕들은 퍼레이드와 야외 행사를 위한 공식 생일을 따로 갖고 있다.
여왕은 볼셰비키 혁명의 여파가 유럽을 뒤흔든 시기인 1926년 4월 21일 총파업의 와중에서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2세가 두 살일 때 처음 여왕을 본 처칠 전 총리는 "어린이답지 않게 놀랍게 사려깊고, 위엄있는 분위기를 지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여왕은 10세 때 부친이 조지 6세로 즉위하면서 차기 왕위 계승자로 결정됐고, 조지 6세 서거 후 1952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갖고 여왕에 즉위했다.
여왕 즉위 전 1947년 해군 장교 필립 공과 결혼했으며, 자신의 "힘이자 기둥"이라고 부르는 평생의 동반자 필립공과 지금껏 해로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대영제국의 위상이 거의 무너지다시피 한 시기에 여왕으로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는 조용하면서 적극적인 외교활동으로 영연방 지도자들을 끌어들여 영국 왕실의 위상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영국에서 여왕은 상징적인 통치자지만, 엘리자베스 2세는 적절한 선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처 전 총리가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을 때에는 "앤드루 왕자가 전투기 조종사로 전쟁에 참가하기에 부모로서 매우 걱정스럽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매주 화요일 여왕은 총리를 만나 국사를 논의한다.
재위기간에 여왕은 처칠과 대처를 포함해 10명의 총리와 일했으며, 토니 블레어현 총리는 다른 긴급한 용무를 이유로 여왕과의 화요일 약속을 취소한 적이 있는 유일한 총리다.
'여왕의 생활'이란 책을 쓴 왕실 전문가인 브라이언 호이는 "당시 여왕은 아주 불쾌해했다"며 "이제 블레어 총리는 영국에 있는 한 그런 행동을 다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왕은 매우 박식하다"며 "몇몇 총리들이 여왕보다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가 여왕의 지적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딸 앤 공주의 파격적인 결혼과 이혼,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전왕세자비의 불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교통사고, 아들 앤드루 왕자와 사라 퍼거슨의 이혼 등 왕실 권위를 무너뜨리는 온갖 스캔들을 겪어야 했다.
런던 버킹엄궁에 사는 여왕은 평소 아침 7시 30분 일어나 밤 11시쯤 잠자리에 든다. 여왕은 즉위 후 38만7천700건의 상과 훈장 수여식을 거행했고, 620개가 넘는 자선단체와 기관을 후원하고 있다.
여왕을 위해 339명의 직원이 하루 종일 일하고, 250명이 파트타임과 명예직으로일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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