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은행가서도 'PB전쟁' 본격 돌입

대구·경북에서도 PB(프라이빗뱅킹)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이 대구 중구 동아쇼핑에 독립된 PB 전문영업점 '골드앤와이즈(Gold&Wise)'를 전국 17번째로 문을 연데 이어, 대구은행이 본점과 황금점 2곳의 PB센터를 17일 개소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25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신한은행건물 9층에 PB대구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역 금융권에서도 영업지원 조직이 아니라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 PB영업 경쟁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PB고객이 생존을 보장한다=은행권에서 PB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얼마나 많은 PB고객을 확보하느냐가 바로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억 원 이상 거액 예금계좌만 8만800개에 이르고, 금액으로는 262조 원에 달한다. 머지않아 거액 예금액은 300조 원, 400조 원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PB고객의 중요성은 은행권의 예금액 비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7월 기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국민·우리·하나은행의 경우 전체 개인고객의 1~2%에 불과한 1억 원 이상 예금을 가진 고객이 전체 예금액의 40%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무려 전체예금액의 63.4%가 PB고객의 자금이다.

대구은행 이윤연 본점PB센터장은 "과거에는 자산축적이 큰 관심사였는데 반해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금융상품의 고도화 및 복잡화의 진행으로 인해 자산관리에 어려움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부자고객에 대한 차별화 된 금융서비스의 필요성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생 재무설계는 기본이다=PB센터 금융서비스의 특징은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니라, 개인의 일생에 걸쳐 일어날 수 있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재무 관심사를 종합적으로 컨설팅해준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부채와 위험관리, 교육자금 및 주택마련, 금융상품 투자, 세금, 부동산, 은퇴, 상속 등이 모두 포함된다. PB고객만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도 판매된다.

이 때문에 PB센터에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상세한 내용까지 꿰뚫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과 금리, 인플레 등 경제전반에 대한 지식과 평균 수명을 비롯한 인구통계학적 기본 지식을 갖춘 최고의 직원이 배치된다. CFP(공인재무설계사)와 투자·펀드·보험·세금·부동산·상속 등과 관련된 전문자격증을 2, 3개 갖춘 것은 기본이고 우수한 현장실무 경력도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PB센터 직원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일수는 없다. 대구은행은 지역의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밀착영업이 가능한 장점을 이용해 법률·세무·부동산 등 전문가그룹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고객이 원할 때 즉시 그 분야 전문가와 1대1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배상권 대구PB센터장은 "아주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때는 본점 골드앤와이즈 사업팀에 전임으로 소속된 전문가들이 출장 상담을 하고 있다."며 "대상 고객을 1억 원 이상(이전 기준 3억 원)으로 확대해 중산층까지 전문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삶의 질까지 서비스 한다=국민은행 대구PB센터의 경우 수 천만 원짜리 유명작가의 그림과 조각 작품들이 2개월마다 교체되며 전시되고 있다. 적잖은 임차수수료를 지불한 인테리어지만, 고객이 원할 땐 판매도 가능하다.

'부와 교양, 지혜를 겸한 부자를 만들겠다.'는 것이 PB센터의 기본 운영방향이다. 해외여행, 뷰티클래스, 와인, 건강 등 PB고객만을 위한 별도의 세미나와 이벤트가 월 1회 이상 열린다.

대구은행 PB센터도 여행, 자동차, 보석, 미술품, 의료, 해외유학, 음악회, 골프, 등산 등 고객취향에 따른 맞춤형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옥동효 황금PB센터장은 "2004년부터 문화·예술을 포함한 각 분야의 지역 전문가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대구은행 PB센터에서 제공되는 이벤트는 언제든지 그 분야 전문가나 작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건식 대구은행 부행장(개인영업추진본부장)은 "PB센터 개소를 계기로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고객의 니즈(Needs)에 부합하도록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서비스를 자산관리에서 교양·예술과 관련된 문화적인 분야까지 총체적으로 충족시켜 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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