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랑하는 최고급 자동차 렉서스의 엔진 만큼은 아니지만 일본 축구는 소음없이 미끄러지는 자동차 만큼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를 자랑한다. 11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축구에서 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본의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는 조직에 순응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잘 나타내며 때로 탄성을 자아낸다. 나카타 히데토시(29·볼튼 원더러스)는 거기에다 창의성을 불어넣었고 현재 나카타보다 더 빛나는 나카무라 순스케(28·셀틱 글래스고)는 독일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의 운명을 책임지게 된다.
일본 최고의 선수였던 나카타가 이탈리아 무대에서 빛나는 한 시기를 보낸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나카무라는 점차 발전해 왔다. 1997년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데뷔했던 나카무라는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직후 이탈리아 세리에 A리그의 하위권 팀인 레지나로 이적했다. 이 무렵 일본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붐을 이뤘지만 나카타와 최근까지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했던 오노 신지, 잉글랜드에 남아있는 이나모토 준이치 등을 제외하곤 제대로 적응 못하고 조기에 귀국했다. 그러나 나카무라는 레지나의 플레이 메이커로 착실한 플레이를 펼치다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으로 이적했다. 셀틱은 스웨덴의 스트라이커 헨릭 라르손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기 전 맹활약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명한 로이 킨이 이적했던 팀이다. 나카무라는 셀틱으로 이적한 지 4경기 만에 첫 골을 뽑는 등 팀에 기여했으며 셀틱은 최근2005-2006시즌 라이벌 글래스고 레인저스를 꺾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나카무라는 1996년 한국에서 열린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이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강의 주역이 됐다. 2000년에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8강의 성과를 일궈냈고 그 해에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 대회에서 일본을 정상으로 밀어올렸다. 그 해 J리그의 최우수 선수상까지 거머쥔 나카무라는 일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며 정확한 프리킥 능력까지 갖추었다. 몸싸움에 약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거친 유럽 무대에서 뛰면서 이 점도 많이 개선됐다. 나카무라는 한국의 박지성, 이란의 알리 카리미와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해 아시아 선수로 '월드컵을 빛낼 20명의 예비 스타'에 선정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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