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려는 범죄자와 그의 증언을 막으려는 형사. '과연 적은 누구며, 친구는 누구인가.'
'컨스피러시', '리쎌 웨폰' 시리즈로 알려진 리차드 도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식스틴 블럭'은 뉴욕의 한 형사가 법원으로 증인 호송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거대한 경찰의 음모와 맞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 액션 스릴러 장르 영화다.
잘 나가던 경찰이었지만 동료의 배신으로 술에 찌들어 사는 잭 모슬리(브루스 윌리스)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증인으로 채택된 죄수 에디 벙커(모스 데프)를 2시간 안에 16블럭 떨어진 법정까지 호송하라는 것.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호송 업무는 에디가 경찰 내부조직의 비리를 폭로할 결정적인 증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목숨을 걸어야하는 임무로 변해버린다.
정의의 수호자일 것만 같았던 뉴욕경찰은 비리 폭로를 막기 위해 에디를 죽이려하고, 법정으로 도망가는 급박한 상황 속의 에디에게 유일한 아군은 잭 뿐이다.
16블럭 떨어진 법정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118분간의 추격전. 영화는 액션 장르의 틀을 빌어 노쇠한 형사와 희망을 간직한 죄수가 법정 증언을 통해 비리와 범죄로 얼룩진 자신들의 삶을 참회하는 과정을 그리며 인간에 대한 믿음과 화해라는 휴머니즘을 담아낸다.
16블럭 안의 좁은 동선, 하지만 미로처럼 얽힌 뉴욕 차이나타운 속에서 빚어지는 액션은 극의 긴박감을 더해준다. 쉼 없이 떠들어대는 흑인 청년(수감자) 에디와 형사 잭이 주고 받는 대사는 인생의 여러 단면을 맛 볼 수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무료한 일상에 지친 형사 연기가 현실감을 살린다. 브루스 윌리스는 술에 찌든 퇴락한 경찰 역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머리와 수염까지 지저분할 정도로 기르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특히 '다이 하드' 시절의 날렵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포기하는 대신 삶의 권태와 절망이 가득한 한 남자의 초상을 그리기 위해 16kg 이상 살을 찌우는 열성을 보였다.
'몬스터볼'과 '이탈리안 잡'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랩퍼이자 배우인 모스 데프, '더 록', '그린 마일'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쳐 보였던 데이비드 모스가 출연해 극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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