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홈런을 치지. 올해 홈런 구경하기가 쉽지 않겠는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올 시즌 첫 대결에서 상대 이범호와 신경현에게 홈런 두 방을 맞고 힘없이 무너지자 대구 야구팬들은 아쉬움에 가득 찬 한마디씩을 내뱉었다.
'홈런의 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갑작스런 체질 개선으로 팀 컬러였던 호쾌한 야구의 맛을 잃고 있다. 삼성은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24시즌 동안 2천967개의 홈런을 기록, 이 부문 통산 1위에 올라 있다. KIA와 한화는 2천589개와 2천333개로 각각 2,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삼성은 또 한 시즌 팀 홈런에서 10차례(1983, 84, 87, 1990, 93, 94, 97, 98, 2002,2003시즌)나 1위를 차지했고 2위 6차례, 3위 4차례를 기록,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홈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이 한 시즌 팀 홈런에서 3위 밖으로 밀린 적은 1982, 1996, 2004, 2005시즌 네 차례 뿐이다. 2003시즌에는 213개의 아치를 그려 한 시즌 팀 최다홈런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홈런 기근은 올 시즌 심화될 조짐이다. 홈런타자로 영입한 심정수가 어깨 수술로 제 기량을 회복할지가 미지수인데다 주전 타자들의 노쇠화가 눈에 보일 정도라 승부를 결정짓거나 팀 분위기를 바꾸는 한 방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18일 현재 삼성은 KIA, LG와 함께 팀 홈런 4개(양준혁 2개, 박한이·진갑용 1개)에 머무르고 있으며 5개인 현대, 3개인 두산과 더불어 '소총군단'으로 전락한 처지다. 이에 비해 외국인 타자 마이로우와 호세가 중심이 된 롯데는 팀 홈런 12개로 1위, 11개의 SK는 2위로 거포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삼성은 상대 선발투수인 '왼손 루키' 유현진을 무너뜨릴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중심타선에서 끝내 한 방이 터지지 않아 끌려가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1회 박진만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후 계속된 1사 1, 2루에서 김한수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와 3회, 5회에도 주자를 둔 상황에서 후속 타자들이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4회 1대1 동점을 만든 후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이범호의 좌월 3점홈런으로 분위기를 돌려놓았고 7회 신경현의 솔로포로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유원진은 6⅔이닝 동안 5안타, 볼넷 5개를 내줬으나 삼진 7개를 뽑아내며 1실점으로 막아 2승째를 챙겼고 전병호는 6이닝 동안 5안타로 4실점, 2패째를 당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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