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를 '안전산업 메카 '로] (중)대구 신성장 동력으로

안전산업이라고 하면 보통 소화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국가 전략산업이며 최첨단 미래산업이다. 안전산업밸리(SIV) 조성을 추진하는 대구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예측도 그래서 나온다.

◆대구 산업구조를 바꾼다='태풍 타이쿠 한반도 강타 예상. 오늘 밤 중심 초당 최대풍속 35m로 폭풍우를 동반해 피해 급증할 듯'

방송에 오늘 대형 태풍이 몰려와 홍수와 산사태가 우려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별 피해가 없었다. 기압골 영향으로 태풍의 진로가 바뀌어 한반도를 비껴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허리케인으로 매년 몸살을 앓는 미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허리케인의 핵에 소형 비행기를 띄워 풍속을 재고, 진로를 시시각각 측정하기 때문이다.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한 대구 지하철은 화재에 무방비였다. 최근 미국에서 개발된 신물질을 뿌려두었더라면 신나를 뿌려 불을 질러도 쇳덩이가 하얀 재가 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 요인 경호를 하느라 전국 경찰이 부산으로 몰려 갔었다. 하지만 위성으로 요인 주변을 실시간 촬영해 모니터로 중계하는 차량이 있었다면 그렇게 부산을 떨 필요가 없었다.

바로 허리케인의 최대 풍속과 진로를 측정하는 소형비행기, 어떤 화력에도 견디는 신물질, 위성 네트워크 등을 제조하는 것이 안전산업이다.

◆지역총생산 16% 증대=대구시가 마련한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는 1단계로 50만 평에 5천600억 원을 들여 200여 개 안전산업 업체를 유치하고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든다는 것이다. 2차로 150만 평에 300여 개 업체를 유치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지난 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만나 1, 2차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생산유발효과 4조 2천억 원, 부가가치 5조 5천억 원, 고용창출 5만 5천 명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현재 지역총생산액이 25조 원임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생산유발효과로 지역총생산을 16% 높인다. 또 부가가치까지 포함하면 지역총생산이 40% 늘어난다. 가히 메가톤급이다.

◆어떤 산업 유치하나=전국에 산재한 안전산업 관련 업체는 줄잡아 3천 개를 웃돈다. 주로 수도권에 있는 이러한 업체를 대구시가 모두 유치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이 있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리딩업체를 유치한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 그래야만 안전산업 업체가 너도나도 대구로 올려고 하고 목표한 기대효과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일단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는 리딩기업을 5개 분야로 구분했다. 제조업,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관련 산업, 서비스 산업, 공공원천기술 산업, 고도전략산업이 그것이다.

◆유망 산업=분야별 리딩기업 업종도 구체적으로 정했다. 화재탐지 무인감시, 무선 스프링클러, 간이 산소마스크, 긴급 설해 제거용품, 휴대용 정수기 등이 제조업 분야로 분류됐다. 휴대용 정수기의 경우 홍수가 나면 물은 많지만 정작 마실 물이 적다는 점을 감안했다.

무선통제, 재난대응 정보망, 환경오염 저감, 나노제어 및 소방약제, 예방교육 게임 관련 산업을 IT BT NT 관련산업에 넣었다. 예방교육 게임은 미국에서 이미 보편화한 것으로 화재나 홍수 등 재난시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 요령을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제조업뿐 아니라 안전방재 컨설팅, 재난 체험관, 재난 상황실을 서비스 산업에 넣어 유망 산업으로 봤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고령자와 장애인 복지기술, 오염물 저감처리 업체는 공공원천기술 업체에 넣었다. 공공원천기술 산업은 다소 모호해 보이나 우리 사회가 고령화하고 복지와 환경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유망한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 전망이다.

기상관측 기기와 지진 진앙을 관찰하는 심해관측선, 사람 대신 재난을 퇴치하는 로봇을 만드는 산업은 고도전략산업에 포함됐다.

◆국가적 관심 필요=대구의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는 대구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21세기 고도산업사회에서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은 홍수 때 교량 붕괴 사고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대가 나서고 나사(NASA)가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안전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열린우리당 김태일 조직부총장 겸 대구시당위원장은 "안전산업은 국가가 나서 육성해야 할 산업이란 판단이 들어 당 차원에서 지원키로 했다. 모처럼 좋은 안을 대구가 내놓은 만큼 제대로 만들도록 최대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가@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